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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 패션에디션(왼쪽)과 모닝. /사진=각 사 제공 |
한국지엠 스파크가 기아 모닝을 누르고 경차시장 ‘제왕’자리를 3개월 연속 수성한 가운데 두 업체의 판촉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내세운 마케팅이 화제다.
2일 각 사에 따르면 한국지엠 스파크의 지난 4월 판매량은 7273대로 5579대가 팔린 기아차 모닝을 3개월 연속 앞섰다. 모닝이 올 하반기 풀체인지를 앞뒀고, 한국지엠이 공격적인 판매조건을 제시해 판도가 뒤집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스파크는 지난해 8월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되며 잠시 1위 자리에 등극했지만 같은해 10월부터 80만원 할인혜택을 제공한 모닝에게 자리를 다시 내줬다. ‘절치부심’일까. 한국지엠은 지난 2월부터 스파크에 대해 현금 100만원 할인을 앞세워 경차 1위 자리 탈환에 성공했다.
◆‘냉장고‧에어컨’ 동원된 경차 판촉전
올해 들어 두 업체의 판촉경쟁은 ‘현금할인’보다 ‘사은품’에 관심이 쏠렸다. 올해 양사는 경차에 공격적 가격혜택과 가전제품 사은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며 판촉전쟁을 치렀다. 이에 따라 냉장고와 에어컨이 자동차보다 주목받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금할인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가전제품의 표면가격이 할인율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지난달 200여만원 상당의 무풍 에어컨을 판매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한국지엠은 새로 도입된 230만원 상당의 LG 프리스타일 냉장고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를 제외한 판매조건은 100만원 할인 등으로 큰 차이가 없다.
일반적으로 사은품을 공급할 때 업체는 기업간(B2B) 계약을 통해 일반판매가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전자제품을 사들인다. 실제 업체가 구입하는 가격은 현금할인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런 사은품 판촉경쟁이 심화됨에도 정작 구매자들의 혜택 선택 비중은 현금할인이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신혼부부 등의 경우 가전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 현금할인을 선호한다”며 “그럼에도 마케팅의 화제성과 경차 구입자들의 저가구매 희석심리 등을 이용하기 위해 이 같은 마케팅이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경차, 판촉 보다 연구개발 집중해야
각 업체들의 경차 판촉경쟁이 치열해지는 현 상황의 궁극적인 이유는 경차시장의 축소다. 한국지엠에게 ‘스파크’는 가장 큰 볼륨모델이고 모닝 생산을 맡고 있는 동희오토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모든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줄어드는 파이 속에서 판매량 감소를 막으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두 업체의 판촉경쟁이 줄어드는 경차시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지만 전문가들은 판촉은 단기적인 ‘생존연장’일 뿐 경차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판촉으로 판매를 유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경차 경쟁력 제고가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모닝과 스파크로 양분되고 레이가 일정부분을 차지하는 현 상황에서 가격경쟁 일변도로 나서기 보다는 연구개발을 통해 더욱 매력적인 경차를 만들어내야 경차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돈 되는 중대형 차만 만들려는 완성차 기업들과 경차 시장 키우기에 무관심한 정부 정책이 경차 연구개발을 가로막고 있다”며 “우리나라 지형에 경차가 분명한 이점이 있는만큼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