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 /자료사진=뉴시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 /자료사진=뉴시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이 필리핀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악화된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두테르테는 '필리핀판 트럼프'와 '징벌자' 등 별명으로 알려진 '법보다 주먹'을 내세우는 과격파로 휘발성이 높은 외교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실제 그는 지난 4월 자신을 비판하는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호주 대사에 대해 "내가 대통령이 되면 (두 나라와) 외교관계를 잘라 버리겠다"고 말해 AP통신 등은 동남아시아 외교 정책의 핵심국가인 필리핀과의 관계에 새로운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9일 두테르테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만 하는 사안은 외교문제가 아닌 그의 경제적 미숙함으로 돌아선 투자자금을 돌리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두테르테는 일찍이 범죄 근절 공략을 강조했지만 경제적인 부문에서는 언급을 꺼려왔다. 심지어 두테르테는 "내가 아는 척을 할 필요가 없다"며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경제전문가들을 고용해 임금을 많이 주면 그만"이라고 말해 시장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 같은 상황에서 두테르테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거론되자, 투자자들은 필리핀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1개월간 선거를 앞두고 페소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1.9%나 떨어졌고, 필리핀 증권지수도 3주 연속 2% 이상 하락폭을 기록했다. 주필리핀 미국상공회의소의 존 포브스 수석고문은 "최근 경제성장을 이룩한 필리핀이 지속적인 정책 등을 실현할 수 있는 인프라(사회기반 시설)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을 두테르테가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필리핀 라샬대학교의 리차드 헤이다리안 교수는 "두테르테는 사업가와 투자자들과 대화할 때마다 최고의 경제고문을 고용하겠다고 당부했다"며 "그의 경제적 무지함이 오히려 필리핀의 경제를 경제전문가들에게 맡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