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하는 조성호. /자료사진=뉴시스
현장검증하는 조성호. /자료사진=뉴시스

"부모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함께 거주한 동거인을 망치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조성호(30)의 현장검증이 오늘(10일) 오전 진행됐다.


이날 현장검증은 조씨가 동거인 최모씨(40)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인천 연수구 연수동의 한 원룸에서 오전 9시30분쯤 시작됐다. 현장검증은 경찰 기동대 70여명이 투입돼 철저한 퉁제 하에 진행됐고, 주민 수 십여명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 청바지와 회색 후드티를 입은 조씨는 취재진들과 주민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푹 떨군 채 원룸으로 들어갔다.
이날 현장검증은 앞선 경찰조사에서 조씨가 최씨를 흉기로 살해했다고 말했다가 근무하던 공장에서 가져온 망치로 살해했다고 말을 바꾸면서 범행도구와 동기에 대한 검증에 초점이 맞춰졌다. 원룸 내부에서는 조씨가 잠을 자고 있던 최씨를 망치로 살해하고 화장실에서 10여일간 시신을 훼손한 것을 재연했다. 강봉채 안산단원경찰서 형사과장은 "조씨는 비교적 담담하고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거주지에서 50여분간 현장검증을 마치고 경찰과 함께 유기 장소인 안산 선감동 불도방조제로 향했다. 선감동 불도방조제 인근은 조씨가 최씨의 하반신 시신을 버린 장소로 주거지와 상가시설이 없어 인적이 드물었다. 오전 11시25분부터 조씨는 렌트한 승용차 트렁크에서 하반신이 담긴 마대자루를 꺼내 샛길로 걸어간 뒤 배수구에 시신을 버리는 장면을 재연했다.

약 10분간의 하반신 유기 현장검증이 끝나고 상반신 유기 장소인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낮 12시 정각 상반신 유기 검증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조씨는 자동차 트렁크에 있는 상반신이 담긴 마대자루를 꺼내 유기장면을 마지막으로 재연했다.


앞서 경찰은 이번 사건의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사망의 결과를 초래한 점 등을 들어 특정강력범죄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조씨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