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로봇 테오. 지난 16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로봇 피아니스트 '테오 트로니코'가 연주하고 있다. /자료사진=머니투데이(성남문화재단 제공)
피아노로봇 테오. 지난 16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로봇 피아니스트 '테오 트로니코'가 연주하고 있다. /자료사진=머니투데이(성남문화재단 제공)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인간 대 로봇 피아노의 배틀이 펼쳐졌다. 인간과 로봇의 대결은 국내에서 처음이지만 2012년 3월부터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공연장에서 화제를 모았다. 탄생한 지 4개월 된 테오와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로베르토 프로세다가 그 주인공이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후 AI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테오는 이날 첫 연주를 끝내지 못했다.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로베르토 프로 세다와 대결을 벌인 손가락 53개를 가진 피아노 로봇 '테오'는 바흐, 헨델, 모차르트 등 작곡가 143명의 800여곡을 악보 없이 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테오와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로베르토 프로세다가 같은 곡을 연주하고 상대방의 연주를 평가하는 형식으로 70분간 진행됐다. 두 연주자는 쇼팽의 녹턴 2번, 스카를라티의 피아노 소나타,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쇼팽의 에튀드 등을 차례로 연주했다.


공연 중간 두 연주자는 서로의 연주를 평가하기도 했다. 테오는 로베르토의 연주를 듣고 "나는 완벽한 연주를 위해 만들어진 이 시대의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피아니스트다. 정확한 연주는 작곡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로베르토는 악보와 너무 다르게 연주했다"고 말했다. 테오의 답변은 미리 입력된 문장을 성우의 입을 빌려 말하는 형태다. 로베르토는 "테오는 실수 없이 정확하게 칠 수는 있지만 강약과 템포 조절을 못 한다. 특히 인간의 감정을 느끼지 못해 관객과 소통할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성남문화재단의 민경원 차장은 "로베르토의 연주 뒤 관객의 반응이 훨씬 좋았다. 로봇은 그냥 피아노 건반을 악보에 따라 건조하게 치는 것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공연 뒤 로베르토는 "아직 예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이 인간과 비슷하게 하거나 인간을 뛰어넘기는 힘들다. 인간은 감성이 기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