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현 현대상선 CFO와 현대상선 측 마크 워커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진행된 해외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를 위한 마지막 협상을 마치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김충현 현대상선 CFO와 현대상선 측 마크 워커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진행된 해외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를 위한 마지막 협상을 마치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결과에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결론 없이 마무리돼 앞으로 추가협상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18일 오후,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서울 현대상선 사옥으로 해외 선주들을 초청해 4시간여의 긴 회의를 가졌다.

이날 협상테이블에선 현대상선과 법률자문, 채권단 대표가 다나오스와 나비오스, 캐피털십매니지먼트 등 용선료 비용 비중이 큰 컨테이너선 보유 선주사 3곳의 최고 책임자급과 싱가포르 선박운영사 EPS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내민 카드는 남은 계약기간 용선료를 평균 28.4% 깎고, 인하분의 절반가량을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는 방안이다. 아울러 정상화 이후 발생하는 이익 배분도 제안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고민에 빠진 선주들… “소탐대실 피하자”

해외 선주들은 고민이 많아 보인다. 현대상선 용선료를 깎아주면 다른 회사들까지 인하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고, 만약 인하를 거절하면 현대상선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거라 으름장을 놨다.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선주 입장에선 해운경기가 불황인 상태여서 배를 놀리거나 싸게 팔아야 한다.


결국 선주들은 일방적으로 고집을 부리기도 어렵고, 어느 쪽이 손해를 덜 보는지를 꼼꼼히 계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협상단도 이런 점을 부각시키며 선주를 설득 중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선주들은 채권단과 줄다리기를 이어가며 ‘간’을 보는 중이다. 특히 채권단의 현대상선 지원의사가 확실한 지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남은 건 본사 차원의 결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선주들의 보상요구를 어떻게 들어주느냐가 관건”이라며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기에 더는 물러서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충현 현대상선 CFO와 현대상선 측 마크 워커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진행된 해외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를 위한 마지막 협상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김충현 현대상선 CFO와 현대상선 측 마크 워커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진행된 해외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를 위한 마지막 협상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협상은 이제 시작일 뿐

18일 협상이 아무런 결론 없이 끝났지만, 업계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마감시한을 변동할 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업계는 선주들의 협상시한 연장 요구가 있을 경우 길지 않은 시간을 기다려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상 자문을 맡은 워커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제 시작 단계”며 “더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현대상선은 19일 전체 선주를 대상으로 용선료 인하 세부협상을 위한 콘퍼런스콜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이 잘 끝나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조건인 사채권자의 채무조정 협상과 글로벌 해운동맹 편입이 대표적 난관이다. 지난 13일, 현대상선은 6월 초 제3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 편입이 예고돼 있다고 밝혔지만 용선료 협상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