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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깅을 할 때는 러닝화를 신고, 등산을 할 때는 등산화를 신는다. 그렇지만 전문적인 수준의 액티비티를 하는 게 아니라면 ‘트레킹화’가 두 상황을 모두 만족시킬 해법이 될 수 있다.
기자가 최근 시승한 볼보의 ‘V40 크로스컨트리’는 ‘트레킹화’와 같은 자동차였다. 익숙하지 않은 ‘크로스컨트리’라는 이름도 사실 들판과 초원지, 경작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코스에서 행해지는 장거리 경주 종목에서 따왔다. 온로드에서 가볍게 속도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고, 어느 정도의 오프로드에서도 상처없이 달릴 수 있는 전천후 자동차다.
◆ 왜건과 SUV, 그 사이 어딘가
왜건과 SUV의 사이 그 어디쯤엔가 위치한 이 차의 정체성은 외관부터 드러난다. 처음 보는 순간 정통 SUV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왜건이나 해치백의 느낌이 들지도 않는다.
전면부의 디자인은 기존 V40의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눈에 띄는 변화는 하단부분에 적용된 플라스틱 프레임인데, 측면과 후면을 함께 보면 이 프레임의 용도를 즉시 깨달을 수 있다. ‘험한 곳에 갈 준비가 된 차’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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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부에서 왜건이나 해치백의 느낌이 강했다면 측면에서는 SUV의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측면부의 라인은 높아진 전고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기존 V40모델 대비 전고가 38mm 높아졌다. 전고만 높아진 것은 아니다. 지상고도 12mm 높아졌는데 이 차의 정체성은 여기서 드러난다. 전용 휠 또한 오프로더의 느낌을 살린다. 하단부에 블랙 프레임과 함께 'cross country'라고 새겨진 스키드플레이트의 적용으로 후면부는 SUV와 해치백의 사이 어디쯤에 위치한 인상을 풍긴다. 뒤에서 보면 꽤나 신선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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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들어서면 또 다른 모습이다. 투톤으로 짜여진 시트와 실내 재질감의 조합은 전체적으로 경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선사한다. 재질을 만져보면 다양한 차를 접해본 사람이 아니라도 좋은 소재가 쓰였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4개의 다이얼과 센터스크린의 터치를 통해 대부분의 시스템을 동작할 수 있다. 다만 센터페시아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숫자버튼은 아쉽다.
전고가 높아지며 머리공간은 확실히 넉넉해졌다. 하지만 후열 좌석의 무릎공간은 차량 전장길이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 패밀리세단의 역할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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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오프로드 장점만 모았다
시승차량은 V40 크로스컨트리 T5모델로 2리터 4기통 터보엔진과 아이신사의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5.7㎏·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상당히 뛰어난 스펙의 성능답게 주행은 다이나믹하게 전개된다. 저속과 고속을 가리지 않고 뛰어난 달리기 능력을 선보인다.
특히 높은 지상고 때문에 SUV를 탄듯한 느낌이 들었다가도 속도를 내면 스포츠 세단과 같은 쫀쫀한 주행감이 느껴지는 것이 인상적이다.
오프로드에서의 능력은 사실 정통 SUV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CUV, CAV 등의 수사를 달고 출시되는 차량들에 비교하면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다만 가솔린 터보엔진과 상시사륜 시스템이 결합된 결과 연비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제원상 복합연비는 10.4㎞/ℓ인데, 달리고 싶게 만드는 주행성능을 가진 나머지 시승기간 동안 트립상의 연비는 한자리 숫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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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안전사양’이다. 외관에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차량 곳곳에 장착된 레이더와 센서는 이 차가 ‘안전의 볼보’에서 만들었다는 점을 여실히 강조한다. V40 크로스컨트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 경고장치, 충돌방지장치 등을 두루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