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희망의 1년으로 만들 겁니다.” 이병모 STX조선해양 사장의 올해 초 신년사다. 회사가 암울한 시기를 견뎌온 만큼 올해는 나아질 거라고 본 것이다.
이 사장은 34년간 조선업에 종사해온 베테랑이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와 1982년부터 대우조선에서 일을 시작했고 이후 대우조선 부사장, 대한조선 사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5월엔 정성립 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뒤를 이어 STX조선 사장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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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TX 조선해양 |
STX조선은 특수선보다는 중형 벌크선을 주로 만들어왔다. 대형화 경쟁이 심화되는 조선업계지만 크지 않은 선박이 필요할 거라고 보고 이에 집중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업체와 경쟁하는 가운데 불필요한 저가수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동성 문제가 커졌다.
이 사장의 바람과 달리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10여년 전, 대학생들이 졸업하면 가장 가고 싶은 직장으로 꼽히던 STX지만 지금은 위상이 처참한 수준이다. 최근 몇년 동안은 채권단 지원 없이는 숨조차 쉬기 힘든 상태였고, 이젠 산소호흡기를 뗄 차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율협약 과정으로 중소조선사로 탈바꿈해 생존경쟁을 벌이려던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정관리'라는 생사의 기로에 놓이고 말았다. 정부지원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조선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