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잡기에 나섰다. 그동안 손해보험업계에 비해 빅데이터 활용에 소극적이던 생명보험업계까지 저금리로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빅데이터를 새로운 먹거리로 활용하는 추세다. 삼성·한화·교보 등 빅3 생보사는 빅데이터 기반 컨설팅 시스템을 운영하거나 유지율 예측 시스템 구축에 한창이다.
빅데이터 관련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화생명.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자동 컨설팅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자사 고객정보뿐 아니라 생명보험협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컨설팅해주는 시스템인 ‘피플라이크유’(People Like You)를 도입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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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
기존 보험사 컨설팅 시스템은 고객정보를 입력할 때 기본적인 금융상품을 간략하게 추천하는 데 그친다. 반면 한화생명의 이 시스템은 고객에게 특화된 상품의 자세한 정보를 자동적으로 산출해준다. 업무에 미숙한 신입 설계사들도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실수 없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 시스템으로 고객은 자신과 비슷한 연령이나 직업, 지역, 소득을 갖춘 다른 사람이 어떤 보험에 많이 가입했는지 보험금은 얼마를 지급하는지 등을 비교할 수 있다”며 “외부자료까지 활용해 데이터의 객관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기반 컨설팅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 곳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컴퓨터가 고객맞춤 컨설팅을 진행하는 ‘컨설팅 영업지원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삼성SDS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고객정보를 토대로 컴퓨터가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자동으로 선별한다. 설계사가 나이·성별 등 기본적인 고객정보를 태블릿PC에 입력하면 고객의 상황에 맞는 자료와 답변이 자동으로 제공된다. 또 설계사의 고객관리와 스케줄도 관리해준다.
설계사채널을 주력으로 하는 교보생명은 올 하반기 자사 데이터를 통해 가입자의 속성을 분석하는 보험계약 유지율 예측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부실계약 체결과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보험계약유지율이란 체결된 보험계약이 일정 기간 경과한 후에도 유지되는 비율로 통상 13회차와 25회차를 주요 지표로 삼는다. 유지율이 높을수록 계약 해지가 적다는 의미다.
유지율 예측 시스템 효과는 지난해 최초로 시스템을 개발한 신한생명의 유지율 추이를 통해 어느 정도 검증된 모습이다. 2014년 4분기 기준 286% 수준이었던 신한생명의 초기(3·4·5회차) 유지율은 시스템 도입 이후 지난해 1분기 287.5%, 2분기 291.3%, 3분기 292.3%, 4분기 293.3% 등을 기록하며 매분기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보험권에서 빅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본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객정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상품개발 및 판매 전략 수립 시 좀 더 상세한 소비자 특성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