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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뉴시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연합군을 유엔 아동인권 위배 명단에서 일시 제외한 것과 관련 "가장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사우디 연합군을 보고서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하기로 한 내 결정에 대한 격렬한 반응을 알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유엔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끊길 경우 수백만 아동이 겪게될 지독한 고통을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반 총장은 그러나 "보고서는 그 어떤 아동도 겪어서는 안될 공포를 묘사하고 있다"며 보고서 내용에 대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회원국들이 과도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 (현안에 대한) 철저한 조사는 유엔의 자연적이고도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명단 제외 압박을 가한 사우디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해 이스라엘도 비슷한 사유로 명단에서 제외했던 유엔 사무총장실이 사우디의 뻔뻔한 압박에 굴복하면서 또다시 최저점에 다다랐다"고 반 총장의 결정을 비난했다.
앞서 유엔은 지난 2일 예멘 정부를 지원하며 시아파 후티반군과의 내전에 가담하고 있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을 아동인권 위배국 명단에서 적시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는 강한 성토와 함께 유엔내 모든 지원금을 중단하겠다고 반총장을 압박했다.
결국 나흘만인 6일 사우디는 명단서 빠졌다. 보고서는 "유엔과 연합군의 합동 검토가 끝날 때까지 사우디를 한시적으로 제외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사우디는 반 총장의 결정에도 "우리는 목록에 잘못 기재됐다"며 "(우리를 제외하기로 한 것은) 다시 되돌려서 안되는 최종적인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유엔이 내놓은 아동 피해 수치에 대해서도 "심하게 과장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