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가 시작됐다. 저축으로 재테크를 계획하기에는 금리가 터무니없이 낮다. 버는 것보다 지출이 더 많은 3040세대에겐 저금리 환경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재테크에서 손을 놓기엔 자녀교육비, 부모 부양비, 노후자금 등 들어가야 할 돈이 너무 많다. 제로에 가까운 저금리시대,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수익창출에 성공한 3040세대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자수익 없어진 적금에 올인한 30대
# 재테크 고수로 통하는 김영민씨(가명·36)는 대기업에서 세후 40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자산은 전세보증금 2억원과 정기예금 2000만원 등 총 2억2000만원이다. 전셋집 마련을 위해 1억원을 대출받아 대출이자로 매달 30만원이 나간다. 여기에 보장성보험 20만원과 생활비 250만원 등 총 300만원을 매달 지출한 후 남은 100만원은 적금에 부었다. 그러나 김씨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자 투자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 저금리시대에 적금에 돈을 묶는 것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추가로 투자할 자금 마련의 가능성마저 떨어뜨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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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주식형펀드에 분산투자= 적금에 부었던 100만원은 채권형펀드에 30만원, 주식형펀드에 50만원 등 투자상품으로 분산 투자했다. 채권형펀드는 금리가 낮을수록 채권이 반대로 오르기 때문에 김씨가 투자한 A채권펀드도 4%대의 이자수익을 냈다. B주식형펀드에선 2%대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 10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의 주간수익률은 1.69%다. 앞으로 B주식형펀드도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를 꾸준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현금흐름이 없는 정기예금 2000만원은 해외주식 비과세펀드에 1000만원, 일임형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1000만원을 각각 투자했다. 해외주식 비과세펀드는 개인당 원금기준 300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이 있어 해외펀드 2~3개에 분산투자할 계획이다. ISA 역시 수익의 25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이 가능해 세금절감을 꾀했다.
▷ELS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하기=생활비는 25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줄여 30만원을 ELS변액연금보험에 넣었다. 김씨는 ELS변액연금보험에서 6~8%대의 수익을 취하고 중도인출제도를 활용해 10년 후엔 3600만원의 70%, 즉 2500만원을 인출할 계획이다. 2500만원의 유동자금은 연금으로 전환해 노후자금을 설계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LS변액연금보험은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ELS에 비과세혜택 등 보험의 장점을 더해 수수료 없이 중도인출이 가능하며 연금으로 전환해 노후설계도 할 수 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저금리시대에는 현금자산을 묶어두기보다 투자성향과 목표수익률을 정해 적립식펀드, 해외주식비과세펀드, 일임형ISA계좌, ELS변액연금보험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이 경우 유동자금을 확보하고 미래 자산증식에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 ‘0’, 교육비·부모 부양비 많은 40대
#중견기업 부장인 박준석씨(가명·43)는 월 소득이 세후 466만원이다. 만기된 적금 5000만원이 있고 아파트(4억원, 부채 5000만원)에 거주한다. 두 자녀의 교육비 140만원, 대출이자 16만원, 각종 보험료 20만원, 생활비 200만원을 지출하고 남는 돈으로 70대 부모의 생활비와 의료비를 지원한다. 이런 그가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재테크 포트폴리오 전략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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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가입, 매달 100만원 연금소득= 박씨는 소득의 20%에 달하던 부모님의 생활비·의료비 지원을 중단하고 부모님을 주택연금에 가입시켰다. 주택연금은 가입자가 장수하면 기존 주택에 거주하면서 주택가격보다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고 사망하더라도 그 시점에서 연금을 정산받는 장점이 있다. 70대인 박씨의 부모님은 3억원짜리 주택으로 연금에 가입해 매달 100만원가량을 받는다.
박씨는 “부모님이 주택연금으로 매달 100만원을 수령할 수 있어 만족도가 크다”며 “생활비로 드렸던 90만원이 여유자금으로 생겨 또 다른 투자를 계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90만원은 박씨의 은퇴자금과 자녀의 교육비, 결혼자금을 마련하는 데 활용했다. 먼저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IRP(개인부담금)에 매월 58만원을 불입해 총 연 700만원으로 13.2%의 세액공제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이는 박씨가 퇴직하고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전까지 은퇴크레바스에 대비하는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30만원은 자녀교육비와 결혼자금을 명목으로 일임형 ISA에 가입했다. ISA는 순수익 20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어 비과세 한도까지 투자금을 높일 방침이다. 2만원은 생활비에서 줄인 10만원을 더해 머니마켓펀드(MMF)에 총 12만원을 투자했다. MMF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해 최근 병원비 지출 등 비상예비자금에 사용했다.
▷적금 5000만원, 수익형부동산에 투자= 5000만원의 적금은 1억20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역세권 오피스텔(수익형부동산)에 1억7000만원을 투자했다. 수익형부동산에선 월세수입 58만원을 얻어 1억2000만원에 대한 이자, 기존대출의 이자 16만원를 더해 총 74만원의 대출원리금을 갚고 있다.
수익형부동산은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박씨는 수익형부동산이 꾸준히 수익을 거둬 퇴직시점에는 대출을 거의 상환하고 새로운 자산과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현수 우리은행 WM자문센터 팀장은 “금리상승의 리스크가 있어도 대출원리금을 꾸준히 갚고 있어 전체적인 부채관리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저금리시대에는 추가 대출을 받더라도 수익형부동산으로 월세소득을 얻는 공격적인 재테크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