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 /자료사진=뉴스1
두테르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 /자료사진=뉴스1

마약범 소탕에 나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하루 앞두고 전국적으로 마약상과 마약 투약자가 줄줄이 자수하고 있다고 오늘(2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필리핀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에선 최근 경찰의 감시 대상에 올라 있는 300여명의 마약범이 자수했다. 이들은 행정당국의 지원으로 재활치료를 받게 된다. 필리핀 경찰의 아리엘 아르시나스 대변인은 "이들은 범죄 용의자가 아닌 피해자로 대우받는다"며 "처벌보다는 재활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중부 일로일로 주의 칼레스 마을에서도 마약범 30여명이 자수했다. 한 마약범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 죽는 것이 두렵다"며 "다시는 마약에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마을의 경찰서장은 "자수해도 마약 기록은 지워지지 않는다"며 "범죄에 다시 빠져들지 않도록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팡가시난 주의 한 해변 마을에서도 마약 중독자와 마약상 등 500여명이 마약 중단을 서약했다. 처음에 서약을 거부하던 일부는 TV에서 마약 용의자가 사살되는 모습을 본 이후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마약 중독자는 결국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죽는 게 낫다. 마약에 즉각 대처하지 않으면 멕시코처럼 될 것"이라며 강력한 마약 퇴치 의지를 보여왔다. 이어 그가 경찰과 군의 대대적인 단속을 주문하고 최근 단속 과정에서 사살되는 마약 용의자가 속출하자 마약범들이 겁을 먹고 자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