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있으면 방학이다. 아이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겠지만 엄마들은 챙겨야 할 게 많다. 방학숙제도 체크해야 하고 휴가계획도 세워야 한다. 적당한 곳으로 체험학습도 떠나야겠다. 이번 방학에는 김포가 어떨까. 안보, 문화예술, 역사까지 뺄 것 없는 여행, 김포로 떠나보자.


애기봉 북한 전망
애기봉 북한 전망

◆[안보] 애기봉
애기봉은 연말이나 초파일에 자주 이슈가 되던 곳이다. 성탄 트리, 연등 설치를 두고 뉴스에 한번씩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을 향해 설치하는 것으로 1954년 처음으로 성탄 트리를 만들었다. 2004년 6월, 군사분계선에서 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하면서 중단됐지만 남북관계에 따라 다시 뉴스에 떠오르곤 한다. 그만큼 북한과 거리가 가깝고 서로 잘 보인다는 뜻이다.

검문소에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받아 1km쯤 들어오면 휴게소다. 이곳에서 잠깐 산을 오른다. 해발 154m로 낮은 구릉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시야가 넓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으로 앞에는 조강이 흐르고 건너 보이는 곳이 북한이다. 강물이 빠질 때는 짧은 거리가 1km 남짓이라고 한다. 날씨가 맑으면 멀리 예성강, 송악산까지 보인다.


건너 마을 북한 사람의 움직임은 말할 것도 없이 생생하다. 4층짜리 전시 주택이 있고, 밭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는 군인과 주민들이 보인다. 전시용 주택은 낡아서 지붕에 비닐을 덮어 새는 비를 막았고, 3, 4층은 아예 쓰지를 못한다.

주민들은 1, 2층에서만 생활하며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도 참여한다. 특별한 날에는 김정일 동상 앞에서 2시간씩 춤을 춘다고 한다. 산에는 흙길이 있는데 마치 산악자전거를 타기 위한 길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건 주민 감시 장치라고 한다. 고압 전기가 흘러서 탈출을 시도할 경우 감전되도록 해놨는데, 지금은 전기 사정이 안 좋아 고압선은 흐르지 않고 발자국을 추적하여 탈출자들을 잡는다고 한다. 맑은 하늘 아래 구름 그림자가 이토록 평화로운데 가까이 들여다 보면 동포의 힘겨운 생활상이 안타깝다.

애기봉에서는 한국전쟁 때 남과 북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수많은 희생자와 함께, 분단으로 인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실향민을 낳았다. 이들을 위해 마련된 망배단에서는 매년 10월, 이북 5도민이 모여 제사를 지낸다.


김포국제조각공원
김포국제조각공원

◆[예술체험] 김포조각공원
김포조각공원에는 통일을 주제로 한 조각작품 30여점이 전시돼 있다. 국내 작가 16점, 해외 작가 14점으로 공원의 나무, 숲과 어울리게 설치됐다. 조각공원에 오면 아트홀에 들러 전체 조각작품을 안내 해 놓은 리플렛을 챙겨가자. 천천히 산책길을 걸으며 하나씩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관람로 화살표를 따라 걸으면 되는데 작품 번호를 일일이 표시해 놓아서 흥미로운 작품을 선택해 관람할 수도 있다.


아트홀에 있는 3D 프린터 체험도 흥미를 끈다. 조각공원 내 조각 작품이 미니어처로 전시됐는데 이것을 3D 스캐너를 이용해 스캔하고 3D 프린터로 복제한다.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흥미롭고, 지나치기 쉬운 조각품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이 밖에 레포츠공원, 수영장, 사계절썰매장, 집라인, 놀이터, 야외무대, 잔디구장, 수련원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가족 나들이나 단체 워크샵에 좋겠다.


덕포진교육박물관
덕포진교육박물관

◆[교육체험] 덕포진 교육박물관
이곳은 흔히 보는 추억박물관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오래된 물건이 전시돼 있지만 여기에 특별한 무언가가 더해졌다. 풍금소리에 이끌려 교실로 들어가면 선생님이 ‘고향의 봄’, ’꽃밭에서’, ‘과수원길’ 같은 어릴 적 동요를 연주하신다. 신나게 따라 부르고 나면 선생님 말씀이 이어진다. 낡고 오래된 의자에 앉아 풍금소리에 맞춰 노래를 불러 본 게 얼마만인가. 아이들은 난생처음 해보는 경험일 것이다. 선생님의 말씀은 희망과 꿈을 주는 내용이다. 지루하고 무력했던 생활에 빛이 들어오는 느낌이다.


덕포진교육박물관 이인숙선생님
덕포진교육박물관 이인숙선생님

은퇴한 선생님 부부가 운영하는데 나름의 사연이 있다. 풍금을 연주하며 함께 노래한 이인숙 선생님은 45세에 시력을 잃었다. 절망하던 선생님에게 힘을 준 사람은 남편 김동선 선생님이다. 이인숙 선생님이 더 이상 교단에 설 수 없게 되자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덕포진 옆 작은 공간에 교육박물관을 만든 것이다. 박물관을 열기로 하고 전국 각지에서 책상, 걸상, 난로, 도시락, 지도 등 손 때 묻은 자료들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일제강점기와 근·현대를 관통하는 교육관련사료 1000여점을 갖추고 1996년도에 개관했다. 1층은 인성교육관, 2층은 교육사료관, 3층은 농경문화관으로 운영된다. 안쪽 교실은 체험교실이다. 작은 주판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재료가 준비되어 있다.

잠시 후 ‘나이 든 학생’ 들이 빠져나간 교실에 초등학생들이 들어왔다. 이제는 ‘올챙이와 개구리’, ‘아기염소’가 울려 퍼진다. 들어오는 학생에 따라 노래의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선생님의 낭랑한 목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즐겁다.


덕포진
덕포진

◆[역사기행] 덕포진 유적지

이곳은 조선시대군영이다. 한강이 바다와 만나는 강화해협을 사이로 건너편에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 등이 있다. 일찍부터 군영을 갖췄고 1666년 (현종 7년)에 이미 강화에 예속된 것으로 보아 선조 때 축조한 것으로 추정한다.
외세침입의 마지막 방어선이다 보니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 이곳에서 격전이 벌어졌다. 크게 3개의 포대터와 중포 4문, 소포 2문, 포탄도 출토됐다. 또 당시 지휘소였던 파수장터를 중심으로 유물이 출토 되는 등 강화와 김포 일대에서 가장 많은 포가 출토된 곳이다.

건너편 강화도가 여행자에게 알려져 있다 보니 김포 쪽 덕포진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덕분에 한가한 소풍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진지를 따라 이어지는 약 1.5km의 멋진 산책로가 있어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눈으로는 바다를 보며 숲의 풀냄새를 맡는다.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쉬어가기도 좋다.

또 광성보와 덕포진 사이가 손돌목이다. 그래서 덕포진 끝에 손돌묘가 있다. 손돌은 첩자로 몰려 참수당하면서도 물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그를 오해한 것을 후회한 고려왕이 묘지를 만들고 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도 김포에서는 매년 음력 10월 20일을 손돌공의 주기로 삼아 제를 지낸다. 이때쯤 부는 매서운 바람을 손돌바람이라 부른다.

[여행 정보]

애기봉 가는 법
서울 올림픽대로 – 가양대교 남단에서 ‘김포공항, 행주대교’ 방면으로 우측방향 – 나래지하차도 진입 후 김포한강로 – ‘양곡, 대곶, 강화, 풍진’ 방면으로 우회전 – 356 지방도 – 누산교차로에서 ‘서울, 김포시청, 강화, 통진’ 방면으로 우측 – 김포대로 – 마송초교교차로에서 ‘고정리, 인천, 양촌’ 방면으로 우측 – 김포대로 – 마송초교차로에서 ‘고정리’ 방면으로 우측방향 – 서암고정로 – 고정1로 – 고정로 217번길 – 애기봉로 – 평화공원로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애기봉: 검색어 ‘애기봉휴게소’ /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평화공원로 139
김포조각공원: 검색어 ‘김포조각공원’ /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용강로 13번길 38
덕포진교육박물관: 검색어 ‘덕포진교육박물관’ /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신안리 덕포진로 103번길 90번지
덕포진: 검색어 ‘덕포진’ /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신안리 산 105

애기봉
신분증 필수: 검문소에서 출입증 발급
이용시간: (3월~9월) 오전 8시 ~ 오후 6시 / (10월~2월) 오전 8시 30분 ~ 오후 5시
문의: 031-988-6128

김포조각공원
문의: 031-980-2980
이용시간: 24시간 개방
관람료: 무료
작품해설: 수, 금, 토, 일요일 / 오전 10시 ~ 오후 4시 / 해설신청 031-981-7300

덕포진교육박물관
문의: 031-989-8580
www.덕포진교육박물관.kr
입장료: 성인 3,000원 / 청소년 2,000원 / 어린이 1,500원
개관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설날, 추석당일, 매주 월요일 휴무)

덕포진
문의: 031-980-2965
덕포진전시관: 031-989-9794 / 개관: 오전 9시 ~ 오후 6시

숙박
조강리 게스트하우스: 조강리 마을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로 평화누리길 2코스 조강 철책길에 위치하고 있다. 1인 기준 1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고, 미리 예약하면 마을 부녀회에서 준비한 식사도 가능하다.
예약문의: 010-2871-3966 /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용강로250번길 55-15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