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 /사진=머니위크(메리츠종금증권 제공)
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 /사진=머니위크(메리츠종금증권 제공)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 이후 글로벌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돼 선진국 국채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브렉시트 이후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일부 기인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구조적 경기부진 상황을 반영한다. 노동과 자본 생산성 측면에서 글로벌경기의 잠재성장률이 떨어진 셈이다. 고령화는 대표적으로 잠재성장률을 하락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글로벌 성장의 3분의1을 담당하는 중국의 경우도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르게 나타나 위기에 처했다. 현재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1.38명으로 미국, 프랑스, 인도, 독일, 이탈리아의 노인 수를 합친 수준이다. 2020년 기준 중국의 노인인구는 2000년 대비 두배 이상 증가한 1억7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구조적 장기 침체 상황에서는 과거와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 경기 회복이 약하고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고치기 어려운 실업 등 악순환이 지속됐다. 통화정책만으로는 ▲완전고용 ▲인플레이션 목표 ▲금융안정성 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 또한 균형 실질이자율 자체가 마이너스에 머물 땐 인위적인 금리인상을 실시할 경우 구조적 초과공급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 구조적 장기 침체를 탈피하려면 재정정책을 기반으로 한 수요촉진과 공급조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구조적 장기 침체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또한 정책적 변화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유럽의 긴축 요구는 현저히 약해졌고 오랫동안 미뤄왔던 융커플랜이 속도를 내는 과도기다. 중국은 4조7000억위안의 인프라 투자와 6조위안의 신재생 투자를 발표하거나 계획 단계다. 한국도 금리를 낮추고 구조조정의 속도를 내며 20조원 규모의 재정보완을 실시했다.

시장은 답답하게 정체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나타난 일련의 변화는 성장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했음을 알려준다. 이 같은 환경에서 금융자산의 움직임은 지난 몇년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미국 금리인상 속도 둔화로 달러는 약세를 보이며 무엇보다 주식의 상대 밸류가 떠오르는 국면이다. 하반기 글로벌 재정정책과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주요국 중 어닝 모멘텀이 양호한 코스피의 상대적 매력도가 부각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