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영토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민족은 영토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한민족은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유대민족 못지않은 강인한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을 갖췄죠. 게다가 영민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시대의 주역은 한국입니다. 신한류를 넘어 위대한 한민족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재외국민정책전문가 양창영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이 말하는 신한류는 단순하다. 이미 해외에 이주해 사는 ‘한국인’을 활용하라는 것. 교포들이 현지인과 말도 잘 통하고 문화에도 익숙한 만큼 우리 것을 그들의 시각에서 알리기에 좋다는 얘기다.


지난달 중순 만난 양 사무총장은 “한반도라는 영토 개념을 넘어 한민족으로 거듭날 때 비로소 새로운 한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창영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사무총장. /사진제공=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양창영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사무총장. /사진제공=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외국 사는 한국인' 인식 가져야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양창영 사무총장은 1965년 대학 재학 시절 세계청년총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미국과 일본을 다녀온 뒤 범흥이주공사라는 민간 최초 해외인력진출기구를 만들었다. 활동은 국제이주개발공사로 이어져 수많은 사람을 해외로 이주시켰고 재외국민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다.

1993년 출범한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는 그가 가장 열정을 쏟는 활동이다. 이 연합회는 67개국 145개 지역의 동포 경제인들을 연결하는 교두보다. 매년 국내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세계에 흩어진 ‘한상’들을 불러 모아 ‘한상대회’를 연다.

“사실 세계한인상공인연합회의 출범은 조금 늦은 감이 있습니다. 민족단위 네트워크 중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유대인 공동체 'WZO'(world zionist organization)와 중국의 '화상'(華商)이잖아요. 이런 초국가적 네트워크는 그들이 세계경제를 장악할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초국가적인 기업이 보편화되는 시점에 이들은 지역을 넘어 민족이 똘똘 뭉쳐서 대응했던 겁니다. 아일랜드 아이리시 네트워크, 인도의 해외인도인조직도 대표적 민족 네트워크라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우리 재외국민은 얼마나 될까요. 무려 750만명이 넘어요. 세계에 흩어진 ‘한상’의 역량을 하나로 모은다면 ‘화상’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이 신한류 일으킬 적기

그동안 한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K-팝을 중심으로 드라마와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에 치우친 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큰 어려움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비문화인 탓에 반대로 대안을 찾는 것도 쉽다.

양 사무총장은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지금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재외국민 상당수가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3세대로 접어들어서다. 재외국민들은 세계 곳곳에서 대한민국의 민간외교관으로서 국가 위상을 드높였다.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도 어려움을 함께 나눴고 우리나라 상품의 수출은 물론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도 도움을 줬다. 이들은 조국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든든한 지원자며 후원자인 셈이다. 또  이들이 곧 대한민국의 위상이고 이들의 경쟁력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다.

“몇해 안에 재외국민 1000만명 시대가 열릴 겁니다. 이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특히 교포 2·3세는 우리나라 문화보다 현지문화에 더 익숙해지거든요. 이대로 방치한다면 우리는 자산과 기회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국내외 교육기관을 과감히 개방해 2·3세들이 올바른 우리문화를 익힐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우리의 문화가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고 더 많은 한민족이 세계 곳곳으로 진출할 거라고 자신합니다. 이런 흐름이 결국 신한류의 기틀이고 한민족 시대를 여는 밑거름이라고 볼 수 있죠.”


/사진=뉴시스 전진환 기자
/사진=뉴시스 전진환 기자

◆한류 전도사 ‘재외국민’ 보호할 시스템 갖춰야
양 사무총장은 늘어날 재외국민을 위해 '재외국민청' 등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지 사는 곳이 외국일 뿐 그들도 같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테러를 비롯해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긴급상황에 대비할 대책이 없다고 꼬집었다.

“위험으로부터 재외국민을 보호하는 건 대한민국 영토에 거주하는 국민을 보호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지난해 제가 대표 발의했던 ‘재외국민의 보호를 위한 법률’ 제정안엔 여러 위험으로부터 재외국민과 자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놨어요. 하루빨리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앞으로 다가올 한민족 시대를 현명하게 대비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그는 ‘환경’분야에서도 한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리 주변의 환경부터 자연환경에 대한 철학이 모두 포함된다. 새로운 분야인 만큼 청년들의 도전도 주문했다.

“유엔 회의 때 참석해보니 생각지도 못한 분야에서 한류 가능성이 보였어요. 선조들의 지혜는 우리나라 문화의 바탕이 됐죠. 발전한 IT기술과 접목해 인간과 자연, 환경문화까지 한류를 알릴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동남아·중남미 등 지역에 관계없이 환경분야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앞으론 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나가 보면 할 일이 굉장히 많아요. 해외로 나가세요. 도전하면서 꿈을 펼치세요. 이게 꼭 하고 싶은 말입니다.”


프로필
▲1943년 경상북도 예천 출생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사단법인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사무총장(現) ▲세계도덕재무장운동(MRA) 한국본부 부총재 ▲제19대 국회위원(환경노동위원회, 남북관계 및 교류협력 발전 특별위원회) ▲새누리당 영등포을 당협위원장 ▲새누리당 정책자문위원회 재외국민부위원장 ▲국제이주개발공사 대표이사 ▲호서대학교 해외개발학과 교수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총장 ▲외교통상부 규제심사위원회 위원장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