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체제’ KT가 올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자들이 주춤한 사이 나홀로 성장세를 구가하며 상반기 실적 1위에 오른 것. 황 회장이 취임 초부터 강도 높게 추진한 구조조정 및 체질 개선 작업이 빛을 발한 결과로 분석된다. 최고경영자(CEO)는 결국 실적으로 평가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기 종료를 목전에 둔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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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사진제공=뉴스1 DB |
◆강력한 경쟁자 SK텔레콤 제쳐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KT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 사업부문에서 호조를 보이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모두 늘었다. 매출액은 5조6776억원, 영업이익은 42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15.8% 증가했다. 1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2.9%, 10.9% 실적이 개선됐다. KT가 4000억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2년 1분기 이후 4년 만이다.
반면 이동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1분기와 별 차이가 없는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분기보다 0.92% 증가한 4조2673억원, 영업이익은 1.3% 늘어난 40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0.27%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34% 감소했다. 특히 이통업계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에서도 3만6205원을 기록해 KT(3만6527원)에 밀렸다.
KT의 ARPU가 SK텔레콤을 넘어선 것은 2012년 LTE 시대 개막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사보다 LTE시장 진입이 늦었던 KT는 지난해 3분기까지 LG유플러스에도 ARPU가 뒤처진 꼴찌였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LG유플러스를 추월했고 올해 2분기에는 SK텔레콤마저 넘어섰다. KT는 상반기 LTE 가입자수 증가율 부문에서도 6.1%를 기록해 5.5%에 그친 SK텔레콤을 앞섰다.
이에 대해 신광석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질적 영업·비용 혁신을 위해 그간 노력해온 게 결실을 거두며 2분기에 무선, 유선, 미디어·콘텐츠, 금융(BC카드)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현재의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기가 인프라, 융합서비스를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 LTE-M, 기업전용 LTE 등 미래성장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잠재적 호재도 있다.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고 유료방송사업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자의 탄생을 저지한 것이다. 양사가 공동으로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저지에 나선 결과 최근 정부가 M&A를 최종 ‘불허’하며 KT는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의 위치를 굳히게 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M&A 무산의 최대 수혜자가 KT라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에선 KT의 승승장구 배경으로 황 회장의 리더십을 첫손에 꼽는다. 방만 경영으로 질타를 받던 KT의 체질을 3년도 채 안되는 짧은 기간에 확 바꾼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 당시부터 임직원에게 ‘1등 DNA’를 강조하며 통신 본업 경쟁력 강화와 그룹사간 시너지를 통해 업계 선두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는 데 주력했다.
또한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 ‘마부정제’를 인용하며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도약을 강조했다.
그 결과 KT는 ▲인터넷 ▲IPTV(인터넷TV) ▲유선전화 ▲기업통신 ▲IDC(인터넷 데이터센터) 등 본연의 업무인 통신관련 사업에서 1등 자리를 굳혔다. 또한 T커머스(KTH), 온라인 광고 미디어랩(나스미디어), 카드매입 프로세싱(BC카드) 등의 분야에서도 업계 1위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로 임기가 종료되는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모든 사업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CEO는 실적으로 말하고 성과로 평가를 받는데 황 회장의 역량은 성과로 충분히 확인됐다”고 말했다.
◆2등 사업자 인식 개선 과제
하지만 황 회장에게 남겨진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대중에게 강하게 자리 잡은 2등 통신사업자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들의 인식에서도 1등하는 KT그룹이 되자”고 강조했지만 실제로 인식을 바꾸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롭게 시작한 사업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다. 인터넷 전문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한 뒤 준비 중인 ‘K뱅크’, 플랫폼 사업자로의 도약 등은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다. 특히 4차산업 시대의 핵심 사업부문 중 하나인 IoT 분야에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회장은 취임 초 80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력 감축, 계열사 축소, 대대적 사업 재편 등으로 안팎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뚝심으로 구조조정과 혁신을 이끌었다. 그리고 임기의 반환점을 돌기 시작한 시점부터 나타난 성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그의 승승장구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 프로필
▲1953년 부산 출생 ▲서울대학교 전기공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 석사 ▲매사추세츠주립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 박사 ▲스탠포드대학교 전기공학과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이사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지식경제부 최고기술경영자 ▲UN 인권정책센터 이사 ▲성균관대학교 석좌교수 ▲KT 회장
▲1953년 부산 출생 ▲서울대학교 전기공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 석사 ▲매사추세츠주립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 박사 ▲스탠포드대학교 전기공학과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이사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지식경제부 최고기술경영자 ▲UN 인권정책센터 이사 ▲성균관대학교 석좌교수 ▲KT 회장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