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여파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화장품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적 보복 우려에 화장품업종이 큰 타격을 입은 것. 하지만 최근 일부 화장품주의 경우 주가가 회복되는 흐름을 보여 눈길을 끈다.

코스맥스가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이 기업은 다른 국내업체들과 달리 대중국사업에서 받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코스맥스의 중국사업은 대부분 로컬업체가 대상이어서 사드 배치 여파가 미미해 투자자의 관심을 되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전망 밝아

지난달 8일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화장품업종은 급격한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맥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달 7일 17만1500원에 거래됐던 주가가 다음날 16만2000원으로 떨어졌고 지난 5일에는 13만3500원까지 밀렸다. 지난달 7일부터 한달 가까운 기간 동안 무려 3만8000원(23.71%)이나 빠졌다.

하지만 코스맥스의 주가는 지난 6일부터 오름세로 바뀌었다. 이날 14만4500원으로 뛰더니 지난 11일에는 장중 한때 15만원대까지 치솟으며 사드 배치에 따른 우려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맥스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박신애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맥스는 불확실성이 제거됐을 때 가장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맥스 중국 광저우 공장. /사진제공=코스맥스
코스맥스 중국 광저우 공장. /사진제공=코스맥스

코스맥스의 전망이 밝은 이유는 우선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 코스맥스의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 늘어난 18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기대치에 부합했다. 상반기로 따지면 사상 최대실적이다.
별도 기준 국내 매출은 1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133억원을 기록하며 25% 늘었다. 순이익도 47% 증가한 67억원을 기록해 내수와 수출이 모두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매출은 총 79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상하이 10% 이상, 광저우 20% 이상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상하이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연초 신규 고객사로 유입된 베이징지역 웨이신 유통전문업체의 주문이 늘면서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또 마스크팩 자동화 생산 비중 증가와 규모의 경제효과로 순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개선됐다.


◆공격적인 증설·현지화 전략 ‘기대’

코스맥스는 제조자개발생산(ODM) 형태로 중국법인에 제품을 공급한다. 따라서 중국 위험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고 신규 고객사 물량 추가가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맥스는 현재 중국내 ODM업체 1위이자 글로벌 1위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화장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화장품 ODM시장은 로컬사와 연구개발(R&D)의 열위로 아웃소싱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중저가 화장품브랜드 수출이 증가하고 아시아 화장품 트렌드를 주도하는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확대된 점은 중국시장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STOCK] '사드' 때문에 화장 안할까요

중국 화장품시장 성장과 시장재편과정에서 이뤄지는 코스맥스의 공격적인 증설과 현지화도 실적상승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맥스의 올해 말 생산능력은 10억개 수준으로 국내(2억3000만개→2억9000만개)와 광저우(4000만개→1억개)에서 증설이 완공된다. 내년 이후 고성장이 전망되는 이유다. KB투자증권은 광저우법인의 올해 말 생산능력이 1억개로 늘어나면 내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달미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맥스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1% 증가한 1782억원, 영업이익은 34.8% 늘어난 127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하반기 글로벌 신규고객사 물량 추가로 국내 수출실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실적 모멘텀 보유… 투자 ‘매수’

코스맥스의 최근 주가 회복세와 2분기 실적개선, 중국시장 내 성장이 기대되면서 증권가의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맥스가 업종 내 가장 높은 실적 모멘텀을 보유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3만원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맥스의 목표가 산정 시 화장품업종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30배에 50% 할증한 목표 PER 45배를 적용했다. 가장 폭발적인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은 올해 79%로 예상했다. 2017년, 2018년에도 각각 42%, 53%의 EPS 성장이 예상돼 높은 목표 PER이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KB투자증권 역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8만원을 내놨다. 코스맥스는 2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에 부합한 수준이고 화장품업종 내 중국의 비관세 보복 관련 리스크로부터 가장 자유롭다. 최근 투자심리 악화로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상태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됐을 때 가장 빠르게 반등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KTB투자증권은 코스맥스의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2만원을 제시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형 모멘텀이 직수출 확대로 탄력받고 주요 고객사의 브랜드 리뉴얼 이후 외형 확대 추세가 하반기에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신애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화장품산업이 힘들어진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다”며 “중국 진출을 위해 탄탄한 기반을 쌓아놓은 업체의 주가 하단은 글로벌 동종업종 평균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