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란 시간은 특별하다. 고민에 빠져 밤새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기도 하고, 때론 어떤 목적을 이루고자 나만의 결심과 노력을 마주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스스로가 달라지기를 원할 때 가장 먼저 취하는 행동은 고요한 새벽에 일어나 자신과 마주하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
<내가 단단해지는 새벽 공부, 천년의 내공>은 2014년에 출간된 베스트셀러 <말공부>의 저자 조윤제의 신간이다. 모든 것을 걸고 역사에 부딪쳤던 성현들의 치열한 고민들이 담긴 고전에서 지셴린이 뽑아낸 엑기스를 우리 감각에 맞게 정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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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지셴린’(季羨林, 1911~2009)은 평소 <주역>부터 쑨원의 시에 이르기까지 천년을 책임졌던 어른의 성찰을 담은 고전들에서 148개의 정수를 뽑아 주변에 자주 권했던 큰 스승이다.
중국의 리더들은 판단의 기로에 설 때마다 그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실제로 지금도 시진핑, 리커창 등이 연설이나 담화에서 자주 인용할 만큼 그가 선정한 명구에는 ‘격’이 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이 책은 일반적인 공부 관련 도서나 자기계발 도서와는 다르다. 지금 당장 실용적인 처세의 팁을 알려주거나 행동지침을 지시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당장의 이득이 아닌 ‘나의 내공과 격을 높이는 데’ 힘을 주고 있다.
오랜 세월 축적된 전문가 혹은 어른의 높은 경지를 설명할 때 우리는 ‘내공’이라는 말을 쓴다. 사실 내공은 ‘어른스러움’을 지칭하는 말이다. <천년의 내공>은 어른의 경지를 쌓기 위한 깊은 공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소제목도 각자의 위치와 고민에 따라 와닿는 부분이 모두 다를 것 같다. 필요한 부분을 골라 읽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번의 확신을 가지기 위해 만 번을 준비한다’, ‘말이란 내가 아니라 듣는 사람을 향하는 것이다’ 등 하루의 나를 뒤돌아보는 문장이 되기도 한다.
요즘 대세에 맞춰 인문학을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이 책은 천년의 내공으로 어른이 되어도 끊임없이 흔들리고 방황하는 우리를 ‘단단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은근한 지지대가 되어준다.
먼저 길을 연 어른들의 발자국이 없는 시대에서 버티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어른으로 변화하는 수밖에 없다. 이 책이 어제와 다른 새로운 나를 세우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펴냄 | 1만5800원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