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징기스칸은 나라를 정복할 때 신중하고 철저하게 사전계획을 짰지만 의사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신속히 행동했습니다. 그가 몽골제국을 세울 수 있었던 성공비법이죠. 부자와 부자가 아닌 사람의 차이 역시 투자계획과 실행에 있습니다. 얼마나 신중히 계획하고 신속히 실행하느냐에 따라 갈리는 거죠.”

지난달 31일 <머니S>가 주최한 ‘제3회 머니톡콘서트-행복한 100세 만드는 똑똑 투자전략’에서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고 팀장은 이날 ‘은퇴준비를 위한 부동산투자’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김창성 기자
/사진=김창성 기자

◆은퇴 뒤 소득은 부동산에서 70% 나와야
그가 강연을 통해 주목한 투자처는 부동산이다. 은퇴 전 수입을 은퇴 이후까지 유지하기 위해선 부동산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은퇴 전과 후의 수입이 똑같아야 합니다. 이를테면 은퇴 한달 전 수입이 500만원이었다면 은퇴 이후에도 똑같이 500만원의 수입이 생겨야 행복한 노후를 즐길 수 있어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은퇴 이후를 위해 연금이나 펀드, 보험 등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합니다. 하지만 같은 수입을 벌려면 월세 등을 노리는 부동산투자가 유리합니다. 은퇴 이후 소득은 금융 수입 30%, 부동산 수입 70% 수준이 바람직합니다.”


고 팀장이 유독 부동산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산가격은 통제 받지 않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그는 “부동산가격은 헌법에 정해진 게 아니라 시장경제 논리에 의해 책정된다”며 “부동산시장 규제는 있어도 가격통제는 없다. 시장논리에 가격이 책정되다 보니 앞으로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8년 전 신한은행 잠실지점장 시절 알게 된 고객을 예로 들었다.

“고객 중 한분이 잠원동 신반포8차를 지금 사도 되냐고 자문을 구했어요. 그때 아파트가격이 3억5000만원 수준이었죠. 저는 당장 사라고 조언했어요. 그런데 그 분은 망설였어요. 이후 3년 반이 지나 그 고객을 마주쳤는데 그때 그 아파트를 지금 사도 되냐고 또 묻더군요. 저의 대답은 같았습니다.”


당시 신반포8차의 가격은 3억5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으로 2억원가량 오른 상태였다. 부동산가격이 통제 받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참이 흘러 그 분이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궁금했는데 지난해 2월 우연찮게 강연장에서 또 마주쳤어요. 그 고객은 여전히 아파트를 살지 말지 고민하더라고요. 그때 아파트가격은 다시 7억2000만원으로 올랐고 올 봄엔 9억원대로 치솟았어요.”

만약 그가 처음부터 계획을 실행했다면 원금의 3배 가까운 수익을 챙길 수 있었던 셈이다.

고 팀장은 “오늘의 (부동산) 가격을 인정하지 않으면 부동산투자는 불가능하다”며 “옛날 가격을 떠올려 지금 오른 것이 거품이지 않을까 생각하면 이도 저도 안된다”고 말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의논하고, 현혹되지 말고, 공부하라
고 팀장은 올바른 부동산투자에 대해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가장 먼저 제시한 것은 ‘배우자와의 호흡’이다.

그는 “내 주변의 부자들을 대상으로 통계를 냈는데 확실히 일반인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며 “항상 배우자와 함께 부동산투자를 고민하고 의논하더라. 이렇게 서로 공부하며 의견을 나누고 협력하는 이들이 투자에 성공한다”고 밝혔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주변인 말에 쉽게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 팀장은 “친구 말만 믿고 땅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고객을 만난 적이 있는데 뒤늦게 손해를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되팔아준 경험이 있다”며 “이분은 결국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재투자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부동산투자는 본인 의지도 중요하지만 비전문가의 말만 믿고 무리수를 두면 실패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하고 투자를 결정하라고 덧붙였다.

특히 소문에 의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어느 모델하우스에 주말동안 몇만명이 다녀갔는지만 보고 덜컥 투자했다간 적잖은 손해를 볼 수 있다“며 ”그 아파트가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차근차근 살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마지막으로 ‘공부’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저금리시대에 모자란 내 돈만 탓하지 말고 소득범위 안에서 최대한 은행돈을 활용해 과감히 부동산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부동산투자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죠.”

준비된 자만이 전문가의 조언도 받아들일 수 있고 투자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프로필
▲신한은행 PWM 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 ▲신한은행 프라이빗뱅크 부동산재테크팀장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추석합본호(제452호·제4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