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기업대출금 잔액은 22조8176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저축은행 대출이 늘었다.
저축은행의 대기업 대출잔액은 1조286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699억원) 대비 9.9% 증가했다. 상호금융의 대기업 대출잔액도 2573억원에서 4128억원으로 60.4% 늘었다.
![]() |
/사진=이미지투데이 |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을 찾는 서민도 증가했다. 지난 7월 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69조7723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1444억원 늘어났다.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과 달리 비은행권의 경우에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비중이 높아 주목된다.
기타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신용대출 등 나머지 종류의 대출을 모두 합한 것을 의미한다.
비은행권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은 161조1002억원으로 전체의 59.7%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권의 전체 가계대출(591조8746억원)에서 기타대출은 167조737억원으로 28.2%를 차지했다.
기타대출의 증가속도도 은행권보다 비은행권이 훨씬 빠르다. 7월 말 기준 비은행권의 기타대출 잔액은 지난 1월 대비 7.18% 증가해 같은 기간 은행권 기타대출 잔액 증가율(3.5%)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개인과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이자가 비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 돈을 빌린 것은 시중은행의 대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돈이 필요하지만 제1금융권 대출이 안되는 서민과 기업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렸다는 얘기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국내은행에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방안을 내라고 지시하며 대출심사 강화를 주문했다. 저축은행도 감시 대상이지만 상대적으로 압박이 강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서민들이 비은행권 기타대출 비중을 늘릴 경우 금리 상승 등으로 갑자기 이자가 오를 경우 빛 상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할 가능성이 짙다. 또 제2금융권의 자산건전성 자체가 은행보다 낮기 때문에 위기 발생시 전체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확률도 더 크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쪽 대출규제가 강화되며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2금융권 대출은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의 생계형 대출이 많다는 점에서 취약한 경기 상황을 방증하는 것으로 앞으로 금리 인상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