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 /자료사진=뉴시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 /자료사진=뉴시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담당 경찰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000년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일명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오늘(28일)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50분쯤 최근 재심을 진행중인 약촌오거리 사건 담당형사였던 A경위가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경위는 이날 동료와 술을 마시고 귀가한 뒤 가족들에게 "괴롭다. 죽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A경위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로 지난 8월26일 열린 재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A경위는 "사건에 대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후 A경위는 지인들에게 "재심이 열리고 많이 힘들었다. 죽어야 끝나나 보다"는 말을 종종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지난 2000년 전북 익산 한 교차로에서 택시기사 유모씨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살해당한 사건으로, 현장을 지나던 당시 16세 B군이 범인으로 지목돼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B군은 지난 2010년 만기출소했다. 이후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 구타, 증거 부실 등의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재심이 결정돼 최근 광주고등법원에서 재심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재심을 담당하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는 A경위의 죽음에 대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정말 유감이다"고 밝혔다. A경위 등 사건담당 형사들의 증인 출석 요청에 대해서도 "누군가 한 사람을 비난하기 위해서 증인 출석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 책임은 함께 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함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