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사가 모인 격전지에서도 한국금융사들은 묵묵히 영업반경을 넓히고 있다. 산업분야에서는 한국 프랜차이즈들이 상하이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후죽순 생겨난 짝퉁 프랜차이즈가 한류열풍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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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효선 기자 |
◆중국 경제의 심장 '상하이'
중국은 지역마다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연변에서는 우리나라 80년대 후반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베이징에서는 2000년대 중반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기자가 다녀온 상하이는 우리나라 시계와 꼭 맞게 돌아가고 있었다.
오늘날 중국의 금융중심지로 불리는 상하이는 본래 양쯔강 지류의 작은 마을이었다. 그래서인지 상하이 뿌리에는 부두 노동자들의 거칠고 호쾌한 분위기가 있다. 이 분위기는 상하이 와이탄으로 이어지는 길에 모여드는 엄청난 인파와 쇼핑 물결에서도 느낄 수 있다.
상하이의 운명이 바뀐 것은 19세기 중반. 아편전쟁 패전에 따른 난징조약(1842년)으로 개항되면서부터다. 제국주의 열강들이 앞 다퉈 조계지를 만들고 공장과 함께 은행·상사 등 경제 침략의 첨병기지들을 세웠다. 이후 상하이는 100년간 중국 근현대사의 격동을 겪으며 압축 성장했다.
지금은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1978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경제는 연평균 10% 이상씩 성장했다. 2009년에는 미국 등 선진국들이 경제 성장률 마이너스 3.5%를 기록할 때 중국은 9%대를 나타냈다. 특히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더 커졌다.
중국경제 심장부에 사는 상하이인들이 자부심을 갖는 이유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은행 한 관계자는 “상하이인들은 중국인을 그냥 중국인과 상하인으로 구분한다”며 “스스로를 상하이니즈(Shanghainese)라고 칭하며 프랑스 파리지앵이나 미국 뉴요커와 같은 개념이라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은근한 텃세도 있다. 그는 “처음 이곳 주재원으로 왔을 때 상하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고 은근한 무시를 당했을 정도”라며 “그만큼 상하이인들의 자부심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머니S>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중국경제의 심장 상하이에 태극기를 꽂은 KDB산업은행과 현지에서 수익창출을 구체화하는 우리·KEB하나은행 등 한국계 은행을 찾았다. 아울러 현지에서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그대로 베껴 운영하는 ‘짝퉁 K-프랜차이즈’ 실태도 눈으로 확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