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자료=CNN방송화면 캡처
미셸 오바마. /자료=CNN방송화면 캡처

미셸 오바마가 음담패설 폭로에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1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는 뉴햄프셔 주(州)에서 열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 도중 최근 트럼프를 둘러싼 일련의 파문에 대해 "성폭행을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 후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는 이날 유세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후보"로 지칭하며 "수치스럽고 참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지난 한 주는 이미 거칠어진 선거판에서 유독 거친 주였다"며 연설을 시작한 미셸 여사는 그간 선거 과정에서 나온 트럼프의 각종 여성 비하 발언들에 대해 "인간에 대한 기본적 수준의 예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트럼프의 언행은 정상도 아니고 일반적인 정치도 아니다"면서 "그들에 어떻게 여성과 어린 소녀들을 대해야하는지에 대한 각 사회의 척도를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는 2005년 촬영된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취록을 들른 뒤 "온 몸이 떨렸고 멈출 수가 없었다"면서 "이런 것들은 내가 전혀 예측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내 뼛속까지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정치에 관한 선거가 아니다. 이것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의 문제다"고 강조했다.

미셸 오바마는 "이것은 단순한 외설적 대화도 아니고 탈의실의 농담거리도 아니다"면서 "이는 힘 있는 한 개인이 자신의 성적 약탈자 행동을 거리낌 없이 대놓고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식의 발언을 더는 참을 수 없다. 아이들이 여기 노출되도록 놔 둘 수 없다"며 "이제 우리가 일어나서 '더 이상은 안 된다'라고 말할 때다.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2005년 TV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버스로 이동하다가 유명 방송인과 음담패설을 주고받은 사실이 폭로돼 진퇴양난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7일 당시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는 트럼프가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며 성관계 이력을 떠벌린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