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 그럴 만도 하다. 가계부채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솟았고 지난 9월 실업률은 3.6%로 9월 기준으로는 11년 만에 최고였다. 특히 소비성향이 높은 15∼29세에 해당하는 청년층의 실업률이 심각하다. 무려 9.4%로 통계청이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다. 30~40대는 소득의 40%를 빚 갚는 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소비를 늘리기 위한 정책과 기획이 넘쳐난다. 지난해부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도입됐다. 올해는 정부도 대대적으로 기획에 나섰다. 10월 말까지 대부분의 오프라인, 온라인 유통점은 물론 자동차회사까지 참여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대표적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주관한다. 중국의 국경절에 맞춰 기획한 덕에 이번 국경절 기간 국내 면세점 매출이 25% 늘었다. 면세점·백화점과 전통시장은 온도차가 컸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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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시장 규모 추이. /그래프=머니투데이 |
그러나 이번 행사가 끝나고 나면 또 어떻게 되는 걸까. 소규모 오프라인 소매점들은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골목상권 진출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대기업도 또 다른 대기업이나 해외기업과의 경쟁이 힘겹다.
온라인시장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1인 경영 쇼핑몰이 생겨난다. 나름 원대한 포부를 갖고 창업에 나서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옥션, 인터파크, G마켓, 11번가 등 소위 1세대 오픈마켓이 여전히 건재하지만 쿠팡, 티몬, 위메프 등으로 대표되는 소셜커머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미 무한경쟁에 들어선 지 오래다.
대형 온라인쇼핑 사이트 중 유일하게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인터파크홀딩스의 주가를 보면 온라인시장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2014년 이래 인터파크홀딩스의 주가는 3분의 1 토막이 났다. 인터파크홀딩스가 각종 공연 및 영화티켓 판매 1위인데도 사이트의 운영주체인 인터파크의 매출이나 이익 모두 수년째 정체 상태이고 심지어 줄어들기도 했다.
오프라인, 온라인을 불문하고 시장은 무한경쟁에 놓인 듯 보인다. 하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은 온라인쇼핑시장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속 성장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 급성장… 모바일이 선도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온라인쇼핑시장의 규모는 모바일쇼핑 7조원, PC쇼핑 31조원을 합쳐 38조원이었다. 2014년에는 18% 성장한 45조원, 2015년에는 20% 성장한 54조원으로 급증했다.
온라인쇼핑시장은 올 상반기에도 22%나 커졌다. 온라인쇼핑 중 PC쇼핑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반면 모바일쇼핑은 압도적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모바일이 33조원, PC가 27조원으로 모바일이 PC를 압도했다.
미국 온라인쇼핑시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미국 온라인쇼핑 규모는 2010년 190조원에서 2016년에는 340조원으로 커졌다. 온라인소매점협회가 발간한 ‘2016 모바일 500’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쇼핑이 PC쇼핑보다 세배 이상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조만간 PC쇼핑을 압도할 전망이다.
온라인쇼핑을 이용하는 인구는 2011년 2억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90%가 온라인쇼핑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오프라인 유통점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금융회사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은 온라인쇼핑의 최강자인 아마존 때문에 기세가 꺾인 기업 50개를 묶어서 ‘아마존에 의한 죽음’(Death by Amazon)이라는 지수를 개발해 발표하고 있다.
‘아마존에 의한 죽음’ 지수에는 월마트, 코스트코, 노드스트롬 등 유명한 유통점이 모두 포함된다. 2012년 이래 ‘아마존에 의한 죽음’ 지수가 불과 50% 상승하는 동안 아마존 주가는 300%나 올랐다.
◆아마존, 목표주가 1000달러
이제 투자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해외 주식투자에 관심 있다면 현재로선 아마존이 유일한 해답이다. 아마존에 연간 99달러를 내는 프라임 회원 수는 전세계 8000만명이다. 한국 돈으로 약 10조원을 순전히 연회비만으로 거둔다.
미국 전체가구의 45%가 가입한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회비만 내는 것이 아니다. 미국기준으로 일반 회원이 연간 500달러씩 소비하는 데 비해 프라임 회원은 연간 1200달러를 소비한다. 현재 아마존의 주가가 800달러 초반 수준인데 월가에는 목표주가를 1000달러 이상 제시하는 곳도 많다.
국내 주식에서는 온라인쇼핑 대장주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대표적인 온라인쇼핑 사이트 인터파크의 주가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고민하면 답이 나온다. 바로 온라인쇼핑 1위 기업으로 우뚝선 네이버다. 지난 2분기 기준 네이버는 모바일쇼핑의 12.5%, PC쇼핑의 24.0%를 차지했다. 전체 온라인쇼핑시장 점유율 18.0%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2분기 온라인쇼핑업계의 거래액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추정한 자료를 참고한 것이다. 네이버페이와 광고 등을 모두 고려해서 추정했기 때문에 다른 통계와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를 통해 쇼
핑을 검색하는 국내인구가 70%가 넘는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그 위력을 인정하게 된다. 네이버 주가는 현재 80만원대 부근에서 사상 최고가 추이를 보이고 있는데 증권가의 목표가는 100만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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