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은 최근 5년간 박스권 안에 머물러 있다. 코스피가 박스피가 됐다고 말할 정도다. 따라서 직장인이 돈을 모으는 보편적인 방식인 적립식펀드나 개인연금펀드, 퇴직연금펀드 등도 수익률이 소소한 수준이다.
적립식펀드는 ‘3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수익이 많이 날 수 있다’는 명제가 틀리면서 재테크 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장기투자해도 무조건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코스피가 앞으로도 박스권에 있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설정규모가 큰 초대형급 펀드는 거의 인덱스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펀드도 장기투자 시 박스권을 탈피하지 못해 수익을 내기 어렵다.
펀드는 자산규모(설정액)가 너무 작아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1000억~5000억원 범위 내에서 고르는 것이 좋다. 자산규모가 너무 큰 펀드는 매우 무겁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또 해외투자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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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장기투자는 성장하는 곳에 투자해야 수익이 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경제성장률이 낮은 국가에 투자하면 당연히 수익수준이 낮아진다.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말했듯이 주인(경제)을 따라나선 강아지(주식가격)처럼 경제와 주식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경제성장이 높을수록 주식가격은 올라간다. 따라서 장기투자 측면에서는 성장세인 아시아국가 등 이머징국가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만 이머징국가에 투자하는 것은 높은 리스크(변동성)를 수반하기 때문에 투자섹터에 대해 세심히 들여다보고 확신이 들었을 때 투자할 필요가 있다. 변동성이 큰 이머징국가에 장기투자할 때는 일반적으로 RSP전략(Regular Saving Plan:정액분할투자)을 함께 병행하는 게 좋다.
◆정액분할투자, 변동성 큰 섹터에 투자
RSP는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정해진 날짜에 기계적으로 입금하는 방식이다. 적립식펀드, 퇴직연금 확정기여형의 부담금입금(월불입), 연금펀드 등에 이미 보편화된 방식으로 주식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해 적정주가 대비 고평가되면 매도하고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해 적정주가 대비 저평가되면 매수하는 역투자전략과 맞닿아 있다.
역투자전략은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낙관적인 반응을 보이면 주가가 적정가치로부터 상당히 벗어나는 가격의 착오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주식의 적정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에 상당한 멘탈의 고수가 아니면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
RSP기법을 활용하면 역발상전략을 구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투자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주가가 높으면 덜 사고 낮으면 많이 사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RSP도 장기투자와 마찬가지로 성장세인 섹터에 투자하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성장세인 곳은 리스크(변동성)가 있어 매매시점을 잡아 투자하기가 심리적으로 힘들기 마련이다. 이때 RSP를 활용하면 리스크를 줄이면서 수익의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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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만약 퇴직연금 확정기여형에 가입하고 회사가 매월 일정한 금액을 퇴직연금계좌에 입금한다고 가정하자. 퇴직할 때까지는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무조건 매월 일정한 금액이 입금되기 때문에 자동으로 RSP가 적용된다. 퇴직할 때 퇴직급여를 많이 가져가려면 성장세인 해외섹터에도 관심을 가지고 확정기여형 상품플랜에 일정부분 편입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개개인의 투자성향(위험감내수준)에 따라 국내와 해외의 편입비율을 달리 해야 한다.
RSP도 단점이 있다. 분할투자해 자산이 쌓이면 결국 거치식투자와 마찬가지 형태가 되기 때문에 분할투자 효과가 반감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목표수익률을 정해놓고 투자해야 한다. 수익률이 적정하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환매해 수익을 실현하고 다시 RSP를 통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다. 목표수익률을 정하더라도 어느 정도 자산이 쌓여 있어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이다.
◆분산투자,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분산투자의 원칙도 다시 생각하자.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얘기가 분산투자를 가장 잘 대변한다. 그러나 방향성이 유사한 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경우는 지양해야 한다. 움직이는 방향이 유사한 상품에 나눠봐야 리스크는 줄지 않는다. 내가 투자한 상품이 어느 한쪽에만 쏠려 있지 않은지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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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분산투자 시 상품의 가짓수를 너무 다양하게 늘려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상품의 가짓수가 너무 많으면 관리의 문제에 봉착한다.
시장 상황이 급변했을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가 어려울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내가 어디에 투자했는지 일일이 다 기억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기억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분산투자를 권하고 싶다. 3~4개 내에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관리하기도 용이하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