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왼쪽)과 김경수 KDB혁신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에서 산은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왼쪽)과 김경수 KDB혁신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에서 산은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KDB산업은행이 채권단으로 참여하는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낙하산 재취업을 전면 금지한다. 또 구조조정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직군제로 전환하고 산업·기술 리서치센터(가칭)도 신설할 계획이다.
KDB산업은행은 31일 출자회사 관리체계 개편과 구조조정 역량 강화, 조직운영 쇄신 등의 내용을 담은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낙하산 인사를 사전에 막기 위해 산은이 채권단으로 참여하는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상근·비상근직 재취업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산은 임직원이 구조조정 기업에 낙하산으로 내려가 이해 상충 문제를 일으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구조조정기업의 경영진 추천 시 전문성 있는 인사가 선정될 수 있도록 회사·채권단 직접 추천하는 것에서 외부전문가가 후보를 추천·검증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구조조정기업에 파견하는 경영관리단의 자격 요건도 신설한다. 단장은 ▲3급 이상 ▲기업 여신·구조조정 업무경력 5년 이상, 부단장은 ▲4급 이상, 기업 여신·구조조정 업무경력 3년 이상 등으로 제한된다.


아울러 출자회사 신속 매각을 위해 시장가격 매각 원칙 등을 정관과 내규 등에 규정화할 계획이다. 출자회사관리위원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산은 위원 1명을 줄이는 대신 사외이사 1명을 늘리기로 했다.

산업·금융전문가 육성을 위한 직군별(영업·조사·관리 등) 인사관리 체계와 직무별 커리어패스(Career Path)도 도입한다. 그동안은 일괄공개채용 후 2~3년에 한 번씩 직무가 바뀌는 순환보직제였다. 하지만 순환보직제는 은행 업무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지만 전문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산은은 현재 실무급(팀원) 중심의 외부전문가 채용을 본점 팀장 이상급 이상 간부직까지 확대키로 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실무자 94명, 팀장 3명인 외부전문가 채용을 오는 2021년 본점 팀장 이상 간부직의 10%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특히 산은은 산업 동향 예측과 사전적 구조조정 강화를 위해 산업분석부와 기술평가부를 통합한 산업·기술 리서치 센터(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다. 산업·기술분석 역량을 강화해 사전적인 구조조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8월 신설된 기업구조조정 지원 특별자문단은 조선·해운 등 5대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 제안과 현안 검토 등 관련 객관적·전문적 의견을 수렴해 구조조정 자문 역할을 한다.

구조조정 역량을 키우기 위해 재무건전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올해는 대우증권 등 투자자산 매각과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으로 총 5조1000억원을 확보해 BIS 비율을 1.5%포인트 높이고 내년에는 3조원을 추가 확보해 1.38%포인트를 더 높일 계획이다.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서는 산업전망 등 장기적 요소를 반영한 여신관리체계를 도입하고 재무이상치분석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조직쇄신 차원에서 부행장급 부문도 기존 11개에서 9개로 축소하고 오는 2021년까지 인력도 10% 감축한다. 이사회는 상임이사를 폐지하고 사외이사 중심으로 개편한다.

이 밖에 지금까지는 전문이사와 사외이사의 경우 회장이 제청하면 금융위원회가 임면했지만 앞으로는 신설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해 선임하는 식으로 바뀔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