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주식형펀드 순자산이 8개월 연속으로 감소하는 등 펀드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단기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 정도만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외증시가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전망과 국내업체들의 실적 개선 등이 점쳐지면서 펀드전성시대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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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투자심리 완화… 국내외증시 빠르게 회복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10월 국내 펀드시장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주식형펀드 순자산은 전월 말 대비 1조8000억원 감소한 5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하락과 국내경기 둔화 우려에 10월 한달간 3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같은 달 안전자산 성격을 지닌 국내채권형은 채권시장 약세로 전월 말 대비 9000억원의 순자산이 감소한 10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연내 금리인상 이슈, 국내 정국 혼란 등 잇따른 대내외 악재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까닭이다.
하지만 글로벌증시와 국내증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시장의 예상을 깬 ‘트럼프 쇼크’로 국내외증시가 폭락했지만 하루 만에 반등하며 원래 자리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트럼프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규제완화 기대감이 금융시장에 반영되면서 위축된 투자심리가 완화되는 모양새다.
물론 당분간은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겠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머지않아 활력을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미국 대선이라는 이슈 성격상 조만간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증시, 유가, 이머징통화가 평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지난 6월 발생한 브렉시트 투표 결과의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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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수혜주와 피해주
국내외증시에 훈풍이 불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펀드에 담긴 종목에 주목한다. 우선은 시장의 예상을 깬 미국 대선 결과로 급부상한 트럼프 수혜주에 집중한다. 지난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대선 전까지 강세를 보인 클린턴 수혜주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급락세를 보인 반면 트럼프 수혜주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는 방산주가 꼽힌다. 트럼프는 그동안 군사정책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며 군비 확장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안보는 당사국의 책임”이라며 주한미군 철수, 김정은 제거론 등을 주장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군사 리스크가 부각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에 한화테크윈,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등 방산주가 트럼프 수혜주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한화테크윈의 종가는 5만900원으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날인 지난 8일 종가 4만6550원보다 4350원(9.34%) 뛰었다. 지난 8일 각각 7만2000원, 6만2800원이었던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는 10일 7만7500원, 7만1100원으로 올랐다. 각각 5500원(7.64%), 8300원(13.22%) 상승했다.
방산주의 강세는 빅텍, 퍼스텍, 스페코, 휴니드 등에도 이어졌다. 지난 8일 2960원이었던 빅텍의 주가는 무려 1010원(34.12%)이나 치솟았다. 이외에도 퍼스텍과 스페코가 각각 3465원, 5120원에서 지난 10일 3905원, 5870원으로 440원(12.70%), 750원(14.65%)씩 뛰었다. 특히 퍼스텍은 지난 9일 가격제한폭(29.87%)까지 올랐다. 또 휴니드와 웰크론 역시 같은 기간 1만2350원에서 1만2650원으로, 3415원에서 3435원으로 각각 300원(2.43%), 20원(0.59%) 상승했다.
◆실적 개선 전망되는 기업들
직접적인 트럼프 당선 이슈가 아니더라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기업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SK증권은 원익IPS를 추천했다. 원익IPS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삼성전자의 평택 공장에 월 10만장 규모의 3D낸드(NAND)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증설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SK증권은 원익IPS의 비메모리향 진출과 신규 장비 공급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SK이노베이션을 꼽았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실적은 정제 마진 둔화로 부진했지만 지난 9월 이후 회복세를 타면서 4분기 실적을 정상 수준으로 돌려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당분간 저유가 국면이 지속되면서 높아진 이익 체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납사 크래커를 보유해 업종 내에서 이익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모비스를 지목했다. 하반기 고급 차종 증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와 싼타페 글로벌 생산량 증가가 모듈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또 아이오닉, 니로 수출도 친환경차사업부문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하나금융투자는 솔브레인을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솔브레인이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반도체향 제품군 수익성 양호로 전계열사의 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