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 청담고등학교 감사결과 발표. 사진은 서울 강남구 청담고등학교 정문. /자료사진=뉴시스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 청담고등학교 감사결과 발표. 사진은 서울 강남구 청담고등학교 정문. /자료사진=뉴시스

서울시교육청의 청담고등학교 감사결과가 발표됐다. 감사결과 정유라씨 모교인 청담고등학교에서 정유라씨에게 출결관리 등 특혜를 제공한 의혹이 드러났다. 오늘(16일)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은 이같은 내용의 정유라씨 모교 청담고 특별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서 박근혜정부 각종 비리 의혹 핵심인물로 지목돼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모교인 청담고에서 승마선수로 활동하면서 여러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달 31일부터 현장감사를 실시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31일부터 정씨가 졸업한 청담고와 선화예술학교에 대해 ▲체육특기학교 지정과정 ▲입학경위 ▲승마협회 공문 진위여부·제출경위 ▲실제 대회 및 훈련 참가 여부 ▲금품 수수·외압 등 청탁 여부 ▲성적처리·출결관리 특혜 부여 등을 조사했다.


조희연 교육감이 직접 나선 이날 중간결과 발표에 따르면, 정유라씨는 국내대회 출전을 보고하고 해외로 출국하는 등 출결관리와 관련해 특혜를 받은 정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라씨가 고교 3학년때 출석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날은 17일 뿐이다. 정씨는 고교 1~2학년때 20일간 무단결석 후 해외로 나갔으나 모두 체험학습신청서를 제출해 출석으로 인정받았다. 이 기간 동안 대한승마협회 공문없이 대회에 무단으로 출전하고 출석으로 인정받은 날도 적어도 7일이 넘는다.

고교 3학년 때는 정씨가 등교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날은 전체 수업일수 193일 가운데 17일이었다. 공결 141일, 무단결석 10일, 질병결석 3일, 수능 직후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전환기 프로그램 22일 등 176일을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공결 처리의 경우 출석인정을 위해 보충학습 결과를 제출해야 하지만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담당 교과 교사들로부터 정씨가 공문도 없이 '출석 인정 조퇴'를 광범위하게 인정받는 등 출결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에 대해 “정씨에 대해 예외적으로 출결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정씨의 고교 졸업 취소를 위한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가 성적처리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정황도 나타났다. 고교 2학년 1학기 국어수업에 출석하지 않은 정씨가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아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간 일이 있었다. 이밖에 실제 체육수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유일하게 수행평가 만점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성적을 모두 정정하고 교과우수상 기록을 삭제할 예정이다.

이밖에 학교생활기록부에 거짓 기록들이 기재된 정황, 최순실씨가 교원들에게 돈봉투를 건네고 외압을 행사한 정황 등도 이번 특별감사에서 추가로 드러났다.

이날 중간결과를 발표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순실 게이트는 출발점부터 국정 농단이기도 했지만 교육 농단이기도 했다. 모든 학생에게 공평무사하게 적용되어야 할 학사 관리와 출결 관리가 유독 이 학생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시의회의 행정감사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보조를 맞추어야 했다. 하루 빨리 속 시원한 진실을 드러내주길 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에도 부응해야 했다"며 수능 하루 전날 결과발표를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추가 제보와 의혹 제기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없도록 추가 조사와 조처를 취해나갈 예정이다. 학교와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 최씨와 정씨의 부당한 행위를 목격하신 분들은 언제든지 마음과 입을 열고 저희들의 문을 두드려달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