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는 한국으로 치면 경주쯤 되는 도시다. 794년 이후 400년 동안 헤이안시대의 중심지였다. 1534개의 사찰과 245개의 신사가 있으니 이 대단한 경쟁을 뚫고 금각사와 니조성이 교토의 볼거리로 꼽히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단 가서 확인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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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
◆환희와 번뇌가 교차하는 금각사
교토에서 누구나 한번은 가게 되는 곳 금각사. 이 절의 원래 이름은 로쿠온지(鹿苑寺, 녹원사)로 금각사는 이 절에서 가장 유명한 전각이다. 금각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사리전인데 금박을 입혀 킨카쿠(金閣)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졌다. 이 전각이 절 전체를 대표하게 되어 흔히 금각사, 킨카쿠지라 불린다.
처음 교토에 가는 사람은 금각사와 은각사가 헷갈릴 수 있다. 특히 일어를 하지 못한다면 금각사 킨카쿠지와 은각사 긴카쿠지를 구별하지 못해 엉뚱한 곳으로 갈 수 있으니 반드시 한문의 금(金) 정도는 알고 가야 헛걸음을 하지 않겠다.
이곳에는 원래 가마쿠라시대 사이온지 긴츠네의 별장 ‘기타야마테이’가 있었다. 이후 아시카가 요시미쓰가 1397년에 사이온지 가문으로부터 물려받아 산장을 조성했다. 금각을 포함한 연못과 조경이 아름답고 그 뒤로 이어지는 산책길과 당시 다이묘들이 헌납한 바위들, 폭포, 정자, 본존, 다실 등 볼거리가 많다. 그가 죽은 뒤에는 유언에 따라 로쿠온지라는 선종 사찰이 됐다.
금각은 3층짜리 사리탑이다. 이 건물은 금을 입혔다는 것 외에도 독특한 특징이 있다. 무로마치시대 전기의 기타야마문화를 상징하는 건물로 층마다 건축양식을 각기 다르게 표현했다. 1층은 후지와라기, 2층은 가마쿠라기, 3층은 중국 당나라 양식이다. 1층은 침전과 거실로 쓰였고, 2층은 관세음보살을 모시고 3층은 선종불전이다. 여기에 2층과 3층을 금으로 입혔다. 원래 건물은 1950년 한 사미승에 의해 불에 타 없어졌고 1955년에 지금의 건물로 재건됐다.
금각은 3층짜리 사리탑이다. 이 건물은 금을 입혔다는 것 외에도 독특한 특징이 있다. 무로마치시대 전기의 기타야마문화를 상징하는 건물로 층마다 건축양식을 각기 다르게 표현했다. 1층은 후지와라기, 2층은 가마쿠라기, 3층은 중국 당나라 양식이다. 1층은 침전과 거실로 쓰였고, 2층은 관세음보살을 모시고 3층은 선종불전이다. 여기에 2층과 3층을 금으로 입혔다. 원래 건물은 1950년 한 사미승에 의해 불에 타 없어졌고 1955년에 지금의 건물로 재건됐다.
이쯤에서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금각사>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소설의 내용은 금각사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젊은 학승이 고뇌 끝에 금각사에 불을 지르는 것으로 실제 금각사 방화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 소설로 금각사가 유명해졌다고 하니 지금의 명성에 지대한 공을 한 것이 사실이다.
소설도 그렇지만 작가 미시마 유키오는 일명 ‘미시마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1925년생으로 2차 대전 후 등단했는데 60년대부터 쇼와 사상에 깊이 빠져 급진적인 민족주의자가 된다. 1970년 11월 자신이 주재하는 ‘다테’의 회원 4명과 함께 육상자위대 동부방면 총감부에서 총감을 감금해 막료 8명에게 중경상을 입히고 자위대 각성과 궐기를 외치며 할복자살 했다. 자신의 소설만큼이나 충격적인 죽음이다.
금각사의 화려함을 보고 있자니 사연과 함께 복잡한 극단이 느껴진다. 늦은 오후의 햇빛을 받아 금빛이 찬란하게 빛나고 이를 반영하는 연못에는 가을을 담은 그림이 실제의 그것보다 깊은 감성을 품었다. 반대편에 선 여행자들은 보다 좋은 위치에서 인증샷을 찍으려고 일대 혼란이고, 금각은 이를 비웃는지, 굽어보는지 상대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스스로 빛나고 있을 뿐이다.
연못을 돌아 정원을 향하면 다양한 각도에서 금각이 보인다.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사람들은 어느 것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포인트마다 발걸음을 멈춘다. 소설 <금각사>의 학승은 이런 모습들을 보며 더 많이 깊이 고뇌했다. 결국 전각에 불을 내지만 여전히 금각은 남아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금박은 1962년, 1987년에 다시 입혔고, 매년 교토 시민들의 세금으로 보수한다.
금각 뒤를 돌아 에도시대 스키야 스타일의 다실 또한 포인트이다. 싸리나무 선반과 ‘난텐노 도코바시라’ 장식기둥으로 유명한 셋카테이 정자는 건물 자체로도 독특할 뿐 아니라 이곳에서 보는 저녁노을 아래 금각이 멋지다. 그러고 보니 여기는 사찰인데 본존은 어디 있나. 출구 쪽으로 향하는 길에 드디어 사찰 본래의 기능이 작동한다. 이곳에서 불자들은 향을 피우고 소원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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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조성 |
◆니조성에 권력을 그리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에도 막부의 초대 쇼군이다. 그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망 후 세키가하라 전투를 통해 전국의 패권을 거머쥔다. 이후 메이지 유신까지 260년에 걸쳐 평화로운 시대가 이어진다.
니조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쇼군이 된 1603년 건립했다. 도쿄에 에도막부를 세웠지만 일본 왕은 여전히 교토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교토로 행차할 때 머물던 성이다. 성은 3대 쇼군 이에미츠가 후시미성의 건축 자재 등을 옮겨와 1626년 완성했다.
성의 중심은 니노마루 궁전이다. 화려한 카라몬(당문)을 지나면 가로로 긴 전각이 하나 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겉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큰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각들은 왼쪽 끝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연결돼 총 5개의 건물이 이어진다. 3000여 점이 넘는 벽화가 있으며 그 중 954점이 1982년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벽화를 비롯한 문화재 보존의 이유로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됐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마루가 삐걱거린다. 오래된 건물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삐걱거리는 소리가 특이하다. 이곳은 ‘우구이스 바리’라 하여 휘파람새 마루다. 마루가 낡아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소리가 나도록 설계된 것이다. 적의 침입을 알 수 있도록 누군가 바닥을 밟으면 마루에서 새소리가 나게 돼 있다.
이제 방들이 이어진다. 방이 정말 크다. 몇개의 방에 인형 조형물이 배치된 것 빼고는 집기도 없는 빈 공간에 벽화들이 보인다. 빛이 들어온 넓은 다다미 바닥과 창문, 벽면, 문살 만으로 빈 공간이 아름답다. 역시 최고의 인테리어는 큰 집인가. 오래된 집에서 천하를 거머쥔 자의 힘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왜 사람들이 권력을 갖고자 하는 지 알 것 같다.
바깥 쪽부터 응접실, 대기실, 거실, 알현실 같은 공간들이 이어지고 안으로 갈수록 쇼군에게 가까워진다. 가장 안쪽에는 쇼군의 거처가 있고, 침실 뒤쪽으로 안뜰이 있다. 여행자에게 허락된 것은 그저 복도를 걸어 방을 보는 것뿐이다. 복도는 햇빛을 받아 그대로 문살 무늬를 드러내며 비추는데 바깥의 검은 기와에서는 예측할 수 없었던 밝고 환한 채광이 신선하다.
사실 니조성 자체는 허물어져 성벽의 장대함을 느낄 수는 없다. 다만 궁전 뒤쪽으로 돌아가면 조금 높은 망루가 있다. 이곳에서 성 안을 내려다본다. 쇼군의 공간에 비하자면 아기자기한 편인 니조 정원과 해자를 내려다보며 조금 쉬어도 좋겠다. 궁전과 망루 사이에는 400주년 기념 전시 수장관이 있어 니노마루 궁전의 벽화 모사품과 교체한 벽화를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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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코지 |
[여행 정보]
한국에서 일본 교토 가는 법
한국에서 오사카 간사이공항까지 항공 이용: 인천, 김포, 김해, 대구, 제주에서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가 있다. (항공 예약 사이트 참고)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교토까지 버스, 기차 이용: 기차는 이코카 하루카(ICOCA & HARUCA) 열차를 주로 이용하고, 버스는 리무진 버스가 있다.
이코카 하루카(JR홈페이지): http://www.westjr.co.jp/global/kr/ticket/icoca-haruka
리무진 버스: http://www.kate.co.jp/kr/timetable/detail/KY
환율: 100엔 = 약 1056원
교토 버스 1일권: 가격 500엔, 교토시내&시티 버스를 하루종일 무제한 승차할 수 있다. (오하라, 슈가쿠인 이외의 주요 관광지 모두 가능) 기본구간 요금이 230엔이므로 하루종일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일정일 때 유리하다. 인포메이션 센터, 지하철 안내소, 매표소와 버스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다. 처음 쓸 때는 카드에 날짜를 인쇄하고 두번째부터는 버스에서 내릴 때 기사에게 날짜를 보여주면 된다.
금각사
전화번호: 075-461-0013
입장시간: 오전 9시 ~ 오후 5시 (연중무휴)
입장료: 성인, 고등학생 400엔 / 초, 중학생 300엔
니조성
전화번호: 075-841-0096
관람시간: 오전 8시 45분 ~ 오후 5시 (입장 오후 4시)
니노마루 궁전 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4시
휴관: 12월 26일 ~ 1월 4일 / 7·8월의 매주 화요일 / 공휴일 다음날
400주년 기념 전시 수장관: 오전 9시~오후 4시30분까지 입장, 입장료 100엔(니조성과 별도)
음식
교토역 라멘코지: 교토역과 연결된 이세탄 백화점 10층에 있는 ‘라면 골목’으로 일본 최고의 라면 맛집 8곳을 선정해 모았다. 일본 각 지방의 명물 라면을 맛볼 수 있다. 오후 7시가 넘어가면 집집마다 줄이 길어진다.
숙박
더 로워이스트나인(The Lower East Nine) 호스텔: 교토역 근처로 깨끗하고 교통이 좋아 배낭여행자와 개별여행자들에게 인기다. 1층은 카페와 바로 운영하고 있으며 객실은 트윈룸과 도미토리룸이 있다.
075-644-9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