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아그라 태반주사.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 /자료사진=뉴시스
청와대 비아그라 태반주사.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 /자료사진=뉴시스

청와대가 비아그라 구입으로 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가 태반주사 등 영양주사를 직접 놔달라는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어제(23일) 지상파채널 KBS는 대통령 초대 주치의의 증언을 인용해 박 대통령이 태반주사 등을 직접 요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초대 주치의를 지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박 대통령이 취임 직후 태반주사 등 영양주사제를 요구했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이병석 병원장은 태반주사 등을 놔달라는 대통령 요구에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이를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교수로서 임상시험을 통해 태반주사가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근거도 없는 영양주사를 대통령에게 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병원장은 자신이 주치의로 재직하던 동안에는 태반주사 등을 구입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병석 병원장은 2014년 9월에 주치의에서 물러났고, 그 뒤 서창석 현 서울대병원장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KBS 보도는 청와대에 태반주사 등 영양주사제가 반입된 것도 이 시점이라며 연관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2일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의약품 구입 내역 자료를 보면, 청와대는 2014년 4월부터 대통령실이나 경호실 명의로 항노화와 피부 미백 등이 목적인 라이넥주(태반주사), 간기능 개선 효과를 갖고 있는 히시파겐씨주(감초주사), 피로회복 등에 쓰이는 푸르설타민주(마늘주사) 등을 구매했다.

이밖에도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와 복제약 팔팔정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비아그라의 경우 고산병 치료제로, 영양주사제의 경우 직원 건강관리 차원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보도는 태반주사에 대한 전문의의 소견을 첨부하기도 했다. 신현영 서남의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태반 주사는) 치료에 효과에 대한 강한 믿음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주로 하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인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효과가 검증된 일반적인 치료제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밖에도 보도는 이병석 병원장이 자문의인 김상만씨가 자신과 상의하지 않고 대통령에게 영양주사제를 놓는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은 적이 있다는 내용도 전했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진료기록에 대해서도 이 병원장은 아는 것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