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부동산시장에 불확실성이 넘쳐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내 정국이 혼란을 거듭하는 가운데 자국우선주의를 강조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세계경제의 향방도 미궁에 빠졌다.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의 월세 선호현상이 갈수록 짙어지고 11·3 부동산대책까지 더해져 시장은 혼돈을 거듭한다. 
내집 마련 시기를 저울질하던 실수요자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잠시 수익형부동산으로 갈아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실수요자: 내집 마련 시기, 내년 상반기 이후


# 50평대 아파트에 사는 주부 A씨는 조만간 집을 팔고 자녀 2명을 독립시킨 뒤 30평대 아파트를 살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내년에 집값이 떨어진다는 뉴스가 잇따라 나온다. 그는 집을 사자마자 집값이 떨어질까봐 불안하다. 그는 언제 집을 사야 할까.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친 요즘 A씨처럼 내집 마련 시기를 저울질하는 실수요자가 많다. 앞으로 시세상승 여력이 불투명한 것도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내집 마련 시기를 고민하는 실수요자에게 내년 상반기 이후가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현재 국내 부동산시장이 각종 불확실성에 포위당했고 11·3 부동산대책의 여파도 조금은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이후 대응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큰 흐름에서 보면 지금은 내집 마련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며 “이미 늦었지만 지나간 일은 잊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정식취임하면 불확실성이 다소 재고될 수 있으니 일단 연말과 내년 초까지 관망하다가 금리인상 등의 흐름을 지켜보며 내년 상반기 이후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짚었다. 이어 “불확실성이 걱정되지만 가격하락 우려는 크지 않다”며 “ 본인이 대출금 상환능력을 갖췄다면 당장 집을 사도 괜찮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박 대표는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이 경우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더라도 시중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변화양상을 지켜봐야 한다”며 “다만 불안한 정국을 수습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국내 대선 흐름 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나 적어도 3분기쯤 시도하는 편이 낫다”고 동조했다.

[2017 대전망] 내집 마련, 정말 사도 되나요

투자자: 내집 마련보다 임대수익 노려라
두 전문가는 시장 흐름이 관망세로 돌아선 만큼 내집 마련을 뒤로 미루고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임대수익 등을 노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박 위원은 소형아파트에 주목했다. 그는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지만 그렇다고 블루오션은 아니지 않냐”며 “시세상승 여력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면에서는 최근 대세인 중소형아파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 대표는 “직장인 수요가 꾸준한 도심 내 오피스텔이 월세수입을 올리기 안성맞춤”이라며 “아파트도 굳이 중소형만 고집하지 말고 장기렌트를 찾는 고소득층 수요도 있으므로 자금을 갖췄다면 대형아파트도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주택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가치도 덩달아 뛰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6년 10월 전국 전월세 거래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전국에서 거래된 전월세 물량은 총 12만5529건으로 이 중 월세(확정일자를 신고하지 않은 순수월세 제외) 비중이 43.6%나 된다.

월세 거래량이 증가한 가장 큰 원인은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다.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것만으로 소득을 얻기 힘들어지자 매달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월세로 전환하려는 임대인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다만 오피스텔보다 아파트의 미래가치를 더 높게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오피스텔은 노후화되면 건물가치가 낮아지는 반면 아파트는 재건축 및 재개발 가능성에 따른 시세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굳이 임대수익을 거두지 않더라도 매매 등 실수요가 풍부해 환금성이 높은 점도 내집 마련을 잠시 미룬 수요자들이 주목할 만한 요소다.

유망지역: 11·3대책 무풍지대 주목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에도 굳이 내집 마련에 나선다면 11·3대책 규제를 받은 인기지역 인근의 무풍지대를 주목하자. 이곳은 규제를 피하면서도 인기지역의 각종 생활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어 금상첨화다.

업계는 당초 예상보다 강도 높은 정부대책이 나오면서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위축될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본다. 실제로 규제를 받은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등은 대책발표 이후 호가가 수천만원가량 낮아지거나 매물이 늘어났다.

반대로 11·3대책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도권이나 지방 알짜지역은 반사이익이 전망된다. 규제를 피한 지역은 전매제한 영향이 적은 데다 계약금·분양가 등이 상대적으로 낮아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수요에 대한 부담감도 적은 편이다.

지방의 경우 대규모 단지 등 인기 아파트는 실수요·투자자 등의 유입이 활발하고 희소성이 높아 시세차익도 노려볼 수 있다.

박 위원은 “수도권 중에서는 인천 송도가 미래가치가 풍부해 기대할 만하고 상대적으로 입주량이 적은 광명·안양·안산 등도 고려 가능한 지역”이라며 “지방은 대구·경남·경북·충남·충북 등 공급과잉지역을 피하는 쪽으로 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박 대표는 서울 일부 지역과 일산 킨텍스 주변을 주목했다. 그는 “서울은 강남4구 대비 전매제한기간이 짧고 도심과 가까운 마포나 서대문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특히 일산 킨텍스 주변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등 아직 개발 호재가 풍부해 미래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