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제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를 앞두고 광화문 광장에서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핫팩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사진=장효원 기자
2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제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를 앞두고 광화문 광장에서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핫팩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사진=장효원 기자
첫 눈이 내린 26일 광화문에는 눈이 쌓일 공간도 없이 많은 시민이 운집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피켓 행진에 동참하는 무리들, 교복을 입고 시민들에게 핫팩을 나눠주는 학생들, 부모님과 함께 ‘퇴진하라’ 목놓아 외치는 학생들 등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를 거리에서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학생들의 분노도 거셌다.
이날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부터 광화문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죽 늘어선 천막에서는 이미 수많은 단체가 홍보책자와 시위도구, 간단한 간식 등을 나눠줬다. 그 사이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볼 수 있었다.

중랑구에 있는 송곡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안에만 있기보다 밖에 나와 뜻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마음이 맞는 친구 몇 명이 모여 직접 모금 활동을 하고 그 돈으로 핫팩을 구매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또 다른 곳에는 화려한 의상을 입은 학생들이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피켓을 들고 모여 있었다. 토요일 저녁인데 친구들과 다른 곳으로 놀러가지 않고 광화문 거리에 나온 무리들이었다. 이들은 무엇보다 최순실 일당이 대학에 특혜입학 한 사실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진구에 사는 최욱환씨(19)는 “지난주까지는 못 왔지만 수능이 끝나서 친구들과 함께 처음 왔다”며 “공부를 열심히 안하고도 명문대에 입학하고 졸업장까지 따낸 것을 보면서 정말 화가 치밀었다”고 분노를 표했다.

한편 오후 5시 기준 광화문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집회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곳곳에 설치된 무대에서 연설과 공연 등이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