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내 마련된 두더지 게임장.
광화문 광장 내 마련된 두더지 게임장.
5차까지 이어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점차 시민들의 축제로 진화하고 있다. 26일 광화문 광장에 삼삼오오 모여든 집회 참석자들은 가족, 연인, 친구들의 손을 잡고 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을 외치면서도 집회자체를 즐기려는 모습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후 4시 광화문 광장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많은 인파가 집결했다. 지난 17일 수능이 끝난 이후부터는 많은 10대 학생들이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해 열기를 더했다. 특히 본격적인 겨울 날씨가 찾아오기 전 꼭 집회에 참석하려는 사람들로 광화문은 북새통을 이뤘다.

자녀의 손을 잡고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남준모(44)씨는 "최근 박 대통령 탄핵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혹시 마지막 집회가 될지도 몰라 참석하게 됐다"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 목소리를 외친다는 것이 참 뜻 깊은 것 같다. 중학생 딸에게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비도 패션?. 집회 한쪽에서 전시되고 있는 우비.
우비도 패션?. 집회 한쪽에서 전시되고 있는 우비.
특히 집회 한쪽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지방 축제에서나 볼 법한 두더지 게임이 등장했으며 대학생 사물놀이동아리도 흥겨운 꽹과리 리듬을 선보이며 축제의 흥을 돋궜다.
집회 참석자 직장인 김진경(26)씨는 "궂은 날씨 속 참석을 망설였는데 이렇게 와보니 콘서트장에 온 듯한 기분"이라면서 "날씨가 좀 춥긴 하지만 촛불을 들고 친구들과 끝까지 자리를 지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집회참석자가 '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적고 있다.
집회참석자가 '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적고 있다.
가판대에서 팔고 있는 소주와 물.
가판대에서 팔고 있는 소주와 물.
구석구석 가판대에는 소주도 등장했다. 물과 소주를 함께 팔고 있던 한 상인은 "집회가 시작되면 다들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있는 분위기라 소주가 잘 팔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집회에서는 다양한 공연도 개최된다. 그동안 많은 가수들은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집회분위기를 한껏 달군 바 있다.

5차 촛불집회에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내가 만일' 등으로 유명한 안치환이 오후 7시쯤 무대에 오른다. 밤 10시에는 밴드 노브레인이 흥겨운 락음악으로 신나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쉽게도 DJDOC는 공연이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