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낙연 전남도지사에 흠집된 '청렴도 꼴찌'에 대한 단상
전라남도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씁쓸한 연말을 맞고 있다. 지난해보다는 좋아질 것이란 희망이 절망으로 바뀐 채 또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전남도가 올해는 '상승할 일만 남았다'고 호언장담했던 청렴도 얘기다. 지난해 청렴도 최하위권에서 올해는 막장인 '전국 꼴찌'을 기록해 도민은 물론 공직사회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가장 부패한 집단', '6년 연속 청렴도 최하위 전남도'. 전남도 입장에서는 유구무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도민에 사과문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짤막하게 간부회의에서 언급한 정도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이겠다고 말이다. 도민들은 전남도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도 공직자들의 상실감도 크겠지만 가장 부패한 기관과 함께 호흡하는 도민들의 자존심도 같이 추락했다는 것을 전남도는 알아야 한다. 송신년 기자회견자리에서 도민들에 뭐라고 변명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전남도 청렴도 전국 꼴찌'는 거침없이 승승장구하며 대권 출마까지 저울질했던 이 지사의 정치 이력에 오점을 남긴 한해로 기록됐다. 특히 이일로 인해 '남탓' 타령이 제기되는 등 공직사회가 내분만 가중되는 형국이다. 일부에서는 그 중심에 이 지사를 꼽는 등 부정적인 여론까지 형성되고 있다. "이 지사가 닦달만 하지 않는다면 청렴도가 그냥 1~2등은 올라갈 것"이라며 한 공무원은 노조게시판에서 이 지사의 업무행태에 대해 꼬집었다. 또 이 지사가 직원과 소통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즐거운 점심'이 달갑지 않다는 항의성 글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조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지사 입장에서 직원들로부터 이처럼 험악한 말까지 들어 불쾌했겠지만, 한편으로 이번 일로 인해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볼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두번도 아니고 연이어 세차례까지 쓴소리를 듣는다면 그것은 분명히 문제다. 직원들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줄 아는 단체장, 마음을 열어놓고 진심어린 소통을 하는 단체장, 직원들의 작은 실수를 어루만지며 격려해주는 단체장, 함께 밥을 먹어도 체하지 않게 배려해 주는 단체장, 완벽함을 추구하며 채근하는 단체장보다 칭찬으로 직원들 사기를 복돋아 주는 단체장을 직원들은 원하고 있다. 이 지사는 어디까지가 해당되는지, 위 항목중 하나라도 빠지는지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총리 후보군과 대권 도전 등 더 큰 정치를 할 사람이라면 말이다. 내년에는 전남도의 청렴도가 대폭 향상돼 이 지사의 정치 이력에 흠집이 더이상 추가되는 일이 없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