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이 이달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매년 1월 열리는 CES는 한해 전자업계의 지향점을 미리 볼 수 있는 행사로 올해도 미래 가전의 향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CES에는 지난해 IT업계를 달궜던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이 접목된 제품이 대거 등장한다. 더욱 정교해진 기술과 더불어 미래를 엿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16만5000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월 열린 CES2016의 LG전자 부스. /사진=머니투데이 DB
지난해 1월 열린 CES2016의 LG전자 부스. /사진=머니투데이 DB

◆스마트홈, IoT·AI와 만나다
올해 CES의 최대 볼거리로는 IoT·AI와 결합한 스마트홈이 꼽힌다. 사용자의 편리성을 극대화하고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스마트폰 등이 연결된 스마트홈이 구현되는 것. 국내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IoT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집안 가전제품을 하나로 연결하고 제어하는 솔루션을 선보인다. 특히 북미시장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를 공개해 소비자를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냉장고, 월 오븐, 후드, 식기세척기 등에 와이파이를 탑재해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제어하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신제품 IoT 로봇청소기 '파워봇'도 공개된다. ‘삼성 스마트홈’ 앱으로 청소 시작·종료·예약이 가능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장소만 집중적으로 청소할 수 있다. 기존의 강력한 흡입력을 유지하면서 높이를 낮춰 가구나 침대 아래까지 청소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LG전자는 AI의 대표 기술인 ‘딥 러닝’을 적용한 스마트가전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딥 러닝은 컴퓨터가 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기술로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알파고가 대표적인 적용사례다.

LG전자는 기존 스마트홈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씽큐'에 딥 러닝을 더해 가전제품이 사용자를 이해하고 작동하는 스마트홈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CES에서는 딥 러닝을 적용한 에어컨·로봇청소기·냉장고를 공개한다. 이 가전들은 영상, 음성, 센서 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전용 클라우드에 축적된 다른 데이터와 비교 분석해 자체 명령이 가능한 알고리즘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월 열린 CES 2016의 삼성 프레스컨퍼런스 현장. /사진=머니투데이 DB
지난해 1월 열린 CES 2016의 삼성 프레스컨퍼런스 현장. /사진=머니투데이 DB

◆TV·오디오분야 '서로 다른 길'
TV와 오디오분야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특히 차세대 프리미엄 TV를 놓고 퀀텀닷(양자점)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퀀텀닷은 전류를 흘리면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재를 사용해 색 재현율이 높은 반면 OLED는 광원 없이 빛을 내는 소재를 사용해 명암비와 시야각, 구현방식 등이 뛰어나다.


그간 삼성전자는 퀀텀닷을, LG전자는 OLED를 각각 내세우면서 자연스럽게 TV시장의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중국의 TCL·하이센스·하이얼 등이 퀀텀닷을, 일본의 소니·파나소닉과 유럽의 필립스·뢰베 등이 OLED 제품을 내놓으면서 각 진영을 구축했다.

특히 이번 CES 2017에서는 삼성전자가 차기 TV모델인 3세대 퀀텀닷(양자점) TV를 SUHD가 아닌 QLED TV로 이름붙이면서 프리미엄 TV시장의 경쟁이 더욱 불타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퀀텀닷 소재 기업 'QD비전'의 자산인수를 밝히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도 OLED 기술을 앞세운 새로운 형식의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든든한 우군인 소니 역시 이 행사에서 전시용 O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디오분야에서도 두 기업은 길을 달리했다. 삼성전자는 홈오디오를, LG전자는 휴대용 오디오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17에서 사운드바, 무선오디오, UHD 블루레이플레이어 등 홈사운드시스템 신제품 3종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독자 기술인 초고음질(UHQ) 32비트 오디오 기술을 적용한 홈사운드시스템으로 유·무선 연결 방식이나 음원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음원이든 선명하고 풍부하게 재생한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혁신적인 휴대용 오디오를 선보인다. 공중에 떠서 음악을 들려주는 블루투스스피커가 그 주인공이다. 이 제품은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자석의 성질을 이용, 스피커를 공중에 띄웠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스피커가 자동으로 내려와 무선충전이 시작되며 수심 1m 깊이에서 최대 30분 동안 물이 새지 않는 방수등급을 획득해 수영장, 욕조, 계곡 등에서도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LG전자는 목에 두르는 넥밴드 디자인에 외장 스피커 4개를 탑재한 무선 블루투스 헤드셋 ‘톤 플러스 스튜디오’도 공개한다.

◆'CES 2017'의 조연, 스마트폰


가전제품이 CES 2017의 주인공이라면 조연은 스마트폰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화웨이, 블랙베리, LG전자 등이 중저가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다채로움을 더한다.

화웨이는 아너(Honor)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자세한 스펙이나 출시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성능과 가격에 민감한 사용자를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마트폰 생산을 외주로 돌린 블랙베리도 이번 행사에서 신작을 공개한다. 외신에 따르면 쿼티 키보드와 4.5인치 디스플레이, 퀄컴의 스냅드래곤625 프로세서, 3GB 램 등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스마트폰은 SK텔레콤 자체 스마트폰 쏠(Sol)을 만든 회사인 중국 TCL이 제작했다.

LG전자는 2017년 K시리즈 4종과 전용 펜을 내장한 스마트폰 ‘스타일러스3’을 선보인다. K시리즈인 K10·K8·K4·K3가 공개되며 국내에서는 K10만 출시될 예정이다. K10은 5.3인치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국내 소비자가 대화면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CES도 스마트홈 경쟁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삼성과 LG는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스마트홈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는데 이번 전시회에서도 AI를 가전에 연결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미래가전의 모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