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스텝'이 꼬였다.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지목한 레드바이오사업부문이 검찰 수사라는 악재를 만나서다. 기존 주력사업인 화학·배터리 외에 바이오(그린·레드·화이트), 물, 에너지 분야에서 신규 사업을 발굴하려던 새해 구상에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19일 레드바이오사업 강화를 위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1일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어 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신규 그린·레드바이오사업의 핵심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성장전략을 구체화하고 에너지·물·화이트바이오사업은 시장·고객·경쟁 관점에서 신규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사진제공=LG화학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사진제공=LG화학

하지만 신년사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지난 3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서울 광화문 생명과학사업본부를 압수수색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일부 제약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위원이 금품을 주고받았다는 제보를 접하고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지난달 29일)과 중견제약사 휴온스(지난 2일)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검찰의 수사대상이 되면서 LG화학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당초 LG화학은 LG생명과학을 품고 매년 3000억~5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 바이오사업에서 5조원대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합병 직후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자 바이오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