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박연차. 사진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진=임한별 기자
반기문 박연차. 사진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진=임한별 기자

민주당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박연차 리스트' 의혹 해명을 요구했다. 고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오늘(18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박연차 리스트' 의혹부터 직접 해명하라"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돈을 건넨 정관계 인사를 정리한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반 전 총장의 이름이 올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언론사의 취재에 따르면, 복수의 전·현직 검찰 관계자는 '박연차 리스트에 반 전 총장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팩트다'라고 증언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박 전 회장의 동선, 일정, 지시 사항 등이 정리돼 있는 박 회장 비서의 다이어리에도 반 전 총장의 이름이 2번 적혀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부연했다.

고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은 박연차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검찰의 수사 대상에 있었던 사실이 드러난 만큼, 더 이상은 '모른다', '이해할 수 없다'는 말로 대충 얼버무릴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은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해당 언론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서,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제출된 박연차 리스트를 공개해 국민 앞에 진위 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이 제3자 뇌물죄 혐의로 탄핵된 마당에, 유력한 대권 주자라는 분이 또다시 금품 수수 의혹에 휩싸였다. 국민들이 넌더리를 낼 일이다. 반 전 총장은 다른 의혹에 앞서 우선 박연차 리스트 의혹부터 구체적이고 진솔하게 해명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한겨레는 이날 복수 전·현직 검찰 관계자 말을 인용, "반 전 총장이 뭐라고 하든 박 전 회장이 돈을 건넨 인사를 정리해 지난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제출한 '박연차 리스트'에 반 전 총장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왜 내 이름이 등장했는지 모르겠다. 박 전 회장이 무슨 금품을 전달했다고 하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