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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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자산관리(WM)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핀테크 열풍으로 인터넷은행, OO페이 등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의 최첨단 자산관리서비스가 시중은행을 위협하는 데다 저금리로 은행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어 수익 악화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손안의 은행' 모바일뱅크의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며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최근 KEB하나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을 온라인 플랫폼에 적용해 모든 고객이 접근 가능한 자산관리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모바일 자산관리시스템은 오는 6월 말, 웹 자산관리시스템은 8월 말 오픈을 목표로 세웠다.

신한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와 신한은행 전문가들의 추천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문가 수준의 자산관리를 고객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바일 자산관리서비스 ‘엠폴리오’를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펀드 중심의 엠폴리오 시스템을 향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신탁 퇴직연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자산배분, 상품추천, 사후관리, 부가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자산관리 시스템인 ‘KB자산관리플랫폼’을 오픈했고 우리은행은 ‘온라인 자산관리센터’를 오픈했다. 온라인 자산관리센터는 화상상담시스템,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온라인 상담과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또 연내에 로보어드바이저 등과도 연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수는 로보어드바이저, 소수는 고부가가치서비스

핀테크 열풍은 은행은 물론 재테크 전략을 세우는 고객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다수의 일반고객이 로보어드바이저를 기반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선호하는 반면 소수의 부유층은 차별화된 고부가가치서비스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테크 계획을 세우는 고객들의 전략도 양극화가 일어난 셈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핀테크기업의 최고경영진 5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산관리서비스는 금융사와 핀테크기업 간 협업 중심으로 발전하고 자산관리서비스시장은 양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수료에 민감한 다수 자산가가 로보어드바이저로 저렴하게 자산을 굴리는 반면 VIP로 불리는 고액자산가는 더 차별화된 자산관리서비스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일부 은행의 자산관리전문센터엔 고액자산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씨티은행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지하 2층부터 5층까지 총 7층으로 구성된 WM허브센터를 열고 5000만원 이상 자산가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물 2~3층은 자산 2억~10억원의 씨티골드 고객, 4~5층은 자산 10억원 이상인 씨티골드 프라이어티 클라이언트 고객을 위한 장소를 마련해 전문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미술작품 50점, 책 500여권을 비치해 자산가들이 지인들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씨티은행 청담점이 운용하는 자산은 총 1조5000억원가량이다. 5000만원 이상을 맡기는 고객이 총 5000명, 10억원이상 자산가는 800여명 정도다. 하루 평균 이곳을 찾는 인원은 200명가량으로 수천만원의 자산을 지닌 고객이 자산을 맡긴다. 씨티은행은 올해 적게는 2곳, 많게는 3곳에 대형 WM허브센터를 광화문·도곡·여의도 등에 개점할 예정이다. 

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서비스는 공급자가 누구인가보다는 저렴한 수수료, 편리한 이용절차 등이 중요한 결정요소로 부각된다"며 "더 차별화된 자산관리서비스를 받는 부유층도 늘어 자산관리의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