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장관 특검 출석.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특검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유 전 장관. /사진=뉴시스
유진룡 전 장관 특검 출석.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특검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유 전 장관. /사진=뉴시스

유진룡 전 장관이 오늘(23일)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를 폭로해 눈길을 끌었던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박영수 특검팀에 출석해 "블랙리스트 작성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오후2시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 출석한 유진룡 전 장관은 취재진에게 블랙리스트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20분이 넘게 질의에 대응하는 등 적극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유 전 장관은 "지금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거의 없다. 유일하게 김 전 실장 혼자 아직 없다고 하는 것 같다. 조윤선 전 장관도 있었다고 했기 때문에 블랙리스트는 분명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저와 동료, 후배들이 목격하고 경험하고 모든 정보를 취합해 볼 때 분명 김 전 실장이 주도한 것이다. 김 전 실장이 취임한 이후로 그런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자기네 정권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조직적으로 차별하고 배제하기 위해 좌익이란 누명을 씌운 것이기 때문에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 유신시대부터 전두환 정권 때까지 이러한 리스트가 존재했다가 없어진 것으로 아는데 민주주의 역사가 3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이라며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또 "이번 김기춘씨의 구속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다시 정의롭고 자유로운 사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사태에 대한 개인적 소견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눈길을 끌었다.


2013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박근혜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을 역임한 유 전 장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블랙리스트 존재를 폭로했다. 유 전 장관은 당시 인터뷰에서 리스트 작성 출처, 전달 경위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과 추정을 제시했다.

또 당시 자신이 리스트 작성과 관리 등에 대해 상부에 항의한 상황 등을 전달하며, 문체부 내 양심적인 공무원들의 저항이 있었음을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