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미국 주식·채권펀드 자금 유출입, (오른쪽)신흥국 주식·채권펀드 자금 유출입/자료=한국은행
(왼쪽)미국 주식·채권펀드 자금 유출입, (오른쪽)신흥국 주식·채권펀드 자금 유출입/자료=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등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부역주의는 신흥국의 자본 유출을 가속화시켜 국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3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중간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금의 흐름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국 펀드는 2015년 이후 약 2년간 지속되던 주식유출·채권유입 흐름이 미국 대선 이후 주식유입·채권유출로 전환됐다. 신흥시장국 펀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던 주식과 채권 유입세가 모두 유출로 바뀌었다.


트럼프의 경제정책 공약인 재정지출 확대, 금융규제 완화, 보호무역 강화 등이 주목받으면서 미국 주식펀드로 자금이 대폭 유입됐다. 특히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제조업·금융·내수중심 중소기업 등의 주식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반면 보호무역 강화는 미국과 교역 비중이 높은 신흥시장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신흥시장국 주식자금 유출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연준이 올해 2~3회에 걸친 금리인상을 예고한 것도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심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금리상승은 신흥시장국의 내외금리 차 축소,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신흥시장국 채권자금 유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 달러화는 경기회복과 금리 상승 등에 따른 미국으로의 자본유입 증가 가능성이 커지면서 강세 기조를 보인다. 미 달러화 강세는 신흥시장국 통화의 절하압력으로 이어져 신흥시장국 주식·채권 자금의 유출 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내 요인에 따라 신흥시장국 자금 영향은 미 신정부의 경제 정책이 구체화할 때까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한은은 앞으로 보호무역정책이 강화되고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신흥시장국 자금 유출이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이 구체화될 때까지 당분간 펀드자금 유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도 금융안정 차원에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