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에도 트라우마가 있다. 필자는 오랫동안 자산관리를 하면서 특정 상품에 트라우마를 가진 부자고객을 많이 만났다. 이를테면 차이나펀드 손실을 경험한 사람은 중국시장이 30% 이상 하락해도 쉽게 투자하지 못한다. 펀드나 주식으로 손실을 입어 투자상품에 아예 마음의 문을 닫는 사람도 많다. 저금리와 비과세상품 혜택의 축소, 전세계적 경기침체가 갈수록 재테크 환경을 어렵게 하는 상황에서 재테크 트라우마의 경험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1%대 저금리와 점점 짧아지는 직장생활, 늘어나는 은퇴기간은 재테크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갖게 만들고 이것이 재테크 트라우마와 맞물리면 진퇴양난에 빠진다. 하지만 재테크 트라우마를 갖게 된 원인을 객관적으로 살피지 않으면 경제독립을 성취하기 어렵다. 재테크 트라우마는 작은 재테크 성공사례를 쌓아 가면서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재테크 트라우마의 근본 원인은 묻지마 투자, 손절매 한도 불설정, 지식의 부재 등에 있다. 펀드나 주식 가입 시 상품과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를 제대로 만나기 어렵다. 투자상품의 목표수익률과 손절매 하한선을 정하지 않거나 자산의 대부분을 쏠림 투자해 손실을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재테크 트라우마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우선 과거의 투자 손실을 과감히 잊어야 한다. 과거 손실경험이 재테크의 발목을 잡는다면 손해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 재테크 트라우마를 떠올릴수록 합리적인 투자결정을 하기 어렵고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원금보장 상품인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워런 버핏을 비롯한 수많은 부자의 재테크 수단은 여전히 펀드와 주식이다.

뇌리에 박힌 손실경험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펀드에서 큰 손실을 봤다면 당시와 지금의 상황을 점검하며 올바른 투자시점을 생각해보자. 분산투자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살피고 유망한 투자처를 찾아보는 노력도 기울이자. 목표수익률이 너무 높았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본인 성향에 맞는 합리적인 목표수익률을 정하자.


재테크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길은 안좋은 투자경험을 조금씩 좋은 경험으로 바꿔놓는 것이다. 큰 손실을 경험했다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면 재테크 트라우마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한다. 그 피해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용기를 내면 재테크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