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들려는 소액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저성장·저고용·저임금·저소비·저투자·저금리 등이 어우러진 이른바 ‘6저 시대’가 고착화되며 소액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머니S>가 성공한 소액재테크 사례와 유형별 소액재테크 방법을 살펴봤다. 또 재테크의 지름길로 불리는 현명한 지출 팁을 소개한다. 나아가 소액재테크 전문가를 직접 만나 생생한 소액재테크 이야기도 들어봤다.<편집자주>
‘잔돈금융’이 미국 금융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밀레니엄시대에 투자와 저축할 여유가 없는 세대가 늘면서 적은 돈으로 투자하는 ‘소액재테크’가 주목받는 것.
국내 투자자들은 그동안 소액재테크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1%대의 예·적금 금리,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내기 어려웠기 때문. 특히 4050세대는 자녀학자금과 결혼비용 등 뭉칫돈이 필요한 세대여서 소액재테크를 등한시했던 게 사실이다. 국내 시중은행 PB(프라이빗뱅커)로부터 이들에게 적합한 소액재테크 전략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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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15년 후 은퇴 계획하는 40대
# 김우진씨(40)는 입사 9년차, 결혼 7년차의 맞벌이 직장인이다. 부부의 연봉은 7000만원으로 매월 생활비와 고정지출을 제외하고 월 200만원을 저축한다. 금융자산은 정기예금에 5000만원, 단기채권에 5000만원을 넣어뒀다. 매월 적금 100만원,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펀드에 각각 50만원씩 100만원을 투자해 월 200만원을 굴린다. 김씨의 재무설계목표는 55세 은퇴시점에도 안심할 수 있도록 소액재테크를 시작하는 것이다.
▷펀드 해지… 연금·ISA계좌 소액투자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시장금리 인상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저성장 추세를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100만원의 예·적금은 만기까지 유지 시 원금이 보장되고 기초자산 변동률에 따라 높은 수익을 주는 지수형연동예금(ELD)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최근 A은행이 판매한 ELD는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최초지수 대비 만기지수가 0% 이상 13.5% 이하 구간 범위 내에서 상승한 경우 연 1.30~3.73%의 수익을 제공한다. 최초지수 대비 만기지수가 0% 미만이거나 13.5%를 초과한 적이 있는 경우 수익률이 연 1.30%로 조기 확정되는 ‘상승낙아웃형’ 상품이다. ELD는 만기까지 유지할 때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으로 1년 만기, 100만원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김씨에게 적합한 투자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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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펀드에 지출하는 100만원은 과감히 해지하는 결단을 내려보자. 최근 펀드시장은 지수의 흐름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경우 선전했지만 국내 액티브주식형펀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큰손들의 투자처인 사모펀드는 성장하는 반면 개인투자자 중심의 공모펀드 투자는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6개월 수익률은 공모와 사모가 각각 2.1%와 2.0%로 엇비슷하지만 1년 수익률은 1.9%와 3.7%로 벌어진다. 지난해 펀드 평균수익률은 2.82%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내외 펀드에 쏟았던 월 100만원을 연금계좌에 60만원,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34만원, 보장성(실손)보험에 6만원씩 소액 분산투자해보자. 연금계좌와 ISA계좌는 대표적인 세테크상품이다. 연금계좌는 연간 1200만원 한도로 13.2% 또는 16.5%를 세액공제해주고 ISA는 발생한 수익금을 200만원까지 비과세해준다.
조현수 우리은행 WM자문센터 팀장은 “건강할 때 생명보험과 실손보험에 가입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공격투자로 얻은 자투리돈, 안전투자 원하는 50대
# 사업가 박성진씨(52)는 공격적인 투자를 즐기는 편이다. A증권회사의 일임형ISA(초고위험상품)에 450만원을 투자해 27만원(6%)의 수익을 냈고 지난해 매매가 1억1500만원의 수익형부동산을 사들여 월세 50만원(5%)씩 1년간 총 6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박씨가 손에 쥔 현금은 총 627만원. 지금까지 투자성과는 좋았지만 올해부터 원금보장을 추구하는 금융투자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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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손실 줄인 리자드ELS, 월세는 배당주펀드에
먼저 파생상품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리자드형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살펴보자. 리자드형 ELS는 기존 ELS의 단점인 녹인(원금손실구간)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도마뱀이 막다른 길에 몰리면 제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듯 하락장에서 수익의 절반 정도는 포기하고 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박씨가 B증권사의 리자드형 ELS에 200만원을 투자할 경우 일본 닛케이지수, 미국 S&P500, 유럽스탁50지수가 조기상환 평가일에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3.70%의 수익과 원금을 상환할 수 있다. 200만원을 3년만기 리자드형 ELS에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3개 지수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에는 207만4000원(3.7%)으로 늘어난다. 7만4000원의 수익을 거두는 셈이다.
나머지 400만원은 안전투자처로 꼽히는 CMA, MMDA에 각각 200만원씩 넣어보자. CMA는 은행 보통예금처럼 수시입출금 기능과 이체·결제 기능이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증권종합계좌다.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긴 돈을 기업어음(CP)이나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은행 보통예금보다 금리가 1%포인트가량 높다.
요구불예금 성격이 강한 MMDA는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을 말한다.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지녀 통화성예금으로 불린다. 최근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조금씩 올리고 있어 1%대의 MMDA의 금리도 예치금액에 따라 올라갈 전망이다.
27만원은 골드뱅킹(금통장)에 소액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골드뱅킹은 일종의 파생형 투자상품으로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으나 실물투자와 달리 금값이 떨어질 것이 예상되면 즉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금 가격은 올 들어 7% 올라 온스당 1230달러가량에 거래되며 1300달러까지 솟을 것으로 전망돼 8%가량의 수익을 기대할 만하다.
은행 관계자는 “50만원의 월세는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자금을 집중투자하는 배당주펀드를 추천한다”며 “펀드운용 후 주가가 예상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상승하면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얻고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배당 시점까지 주식을 보유하다 예상 배당금을 획득함으로써 주가하락에 따른 자본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