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수술 꼭 해야 하나요?”
수의사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꼭 해야 한다’ 또는 ‘할 필요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별다른 출산 계획이 없다면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중성화수술의 장점은 우선 반려동물의 발정이 사라진다는 것. 발정 난 암컷 고양이는 아기 울음소리를 계속 내고 끊임없이 바닥에 몸을 비빌 정도로 심한 증상을 보인다. 이때 고양이의 품위는 바닥에 떨어진다. 중성화수술 계획이 없던 보호자도 심한 발정 증상에 잠을 제대로 못자는 모습을 보면 중성화를 해달라고 병원을 찾는다. 중성화를 통해 동물들의 품위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중성화수술이 반려동물의 질병을 예방한다는 점이다. 중성화수술을 권하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유선종양, 자궁축농증, 전립선비대증, 고환종양 등 많은 질병이 중성화수술을 통해 예방된다. 첫 발정 전 중성화수술을 해주면 유선종양 발생확률이 0.05%까지 낮아진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암컷 개의 경우 7~8세가 넘어가면 대부분 자궁에 농이 차는 ‘자궁축농증’에 걸리는데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전립선비대증이나 고환종양에 걸린 수컷의 치료 방법도 중성화수술이다. 결국 질병에 걸리기 전 중성화수술을 해줌으로써 반려동물이 질병에 걸려 고통받는 일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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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이외에도 영역표시를 위한 배뇨행위가 줄어들고 발정이 나서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찾기 위해 가출하는 일도 예방할 수 있다. 필자는 고등학교 때 키우던 페키니즈 강아지가 발정기 때 집을 나가 잃어버린 경험이 있다.
중성화수술을 하면 유실·유기동물과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줄일 수 있다. 1년에 발생하는 유실·유기동물은 약 8만2000마리고 이 중 개와 고양이가 약 8만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시설이 낙후된 유기동물 보호소의 경우 중성화하지 않은 동물이 별도의 격리공간 없이 한데 모여 있고 이 때문에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개 고양이의 임신기간은 2개월 정도로 짧다.
만약 유실·유기동물 중 중성화된 동물의 비율이 높다면 지금처럼 유기동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집고양이 출신 길고양이의 개체수도 지금처럼 많지 않을 것이다.
즉 중성화수술은 보호자를 위해, 사회를 위해, 그리고 동물을 위해 필요한 수술이다. 비만이나 결석 등 중성화수술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수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다. 만약 중성화수술의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최소한 동물등록과 정기 건강검진만이라도 꼭 실천하길 당부하고 싶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