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청년들이 SNS를 활용한 성과를 스펙 삼아 취업시장에 뛰어들 때 저는 창업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매일 아침 날씨를 확인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호우호우’가 무기였죠.”
차승학 B.U.S 크리에이티브(Creative) 이사(31)는 모바일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쏟아부어 개발한 날씨앱 호우호우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호우호우는 지난해 구글 플레이 ‘올해를 빛낸 앱’에 선정됐고 2월 중순 현재 iOS앱스토어 날씨 카테고리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포털사이트 다음과도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이런 성과가 주변환경 덕분"이라는 차 이사. 그의 주변인과 인생 스토리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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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U.S 크리에이티브로 |
◆목표 다듬으며 실행… 20대에 '성과'
“저를 포함한 3명이 모여 호우호우를 만들었어요. 대학생활 중 인턴, 독서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하던 중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의기투합해 창업에 나섰죠.”
사실 차 이사는 광고와 홍보에 관심이 많았지만 독서모임에서 만난 학우와 모바일콘텐츠시장 얘기를 자주 하면서 관심분야를 넓혔다. 어느덧 그는 모바일콘텐츠시장에서 기회를 찾았고 이미 창업에 나선 지인들을 보며 꿈을 키웠다. 물론 관심사인 광고와 홍보분야를 모바일콘텐츠에 접목시키는 일에도 열정을 쏟았다.
“아마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면 저도 마찬가지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을 거예요. 지인 중에 창업하는 사람이 많아 자연스레 영향을 받았어요.”
목표를 이루려는 과정에서 주변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로 선뜻 나서기란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지인들의 진취적인 행보는 차 이사에게 귀감이 됐다. 그는 평범한 10대를 지나 설렘 가득 맞이한 20대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목표를 다듬었다. 또한 생각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행으로 옮긴 결과 20대 후반에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매일 확인 날씨앱, 경쟁력은 ‘쉬운 표현’
“다양한 콘텐츠 중 날씨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소재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에게 맞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기 위해 주력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호우호우입니다.”
호우호우는 귀여운 캐릭터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날씨정보를 제공한다. 단순한 수치만 제공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오늘은 절대 비가 안와호우’처럼 사용자가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정보를 텍스트로 알려준다. 차 이사는 호우호우를 통해 이용자와 소통하고 피드백을 받는 데서 즐거움을 느낀다.
“날씨정보는 이용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내일 춥다니까 옷 따뜻하게 입어’ 혹은 ‘오늘 비 온다니까 우산 챙겨’ 등의 이야기를 앱 서비스로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날씨 데이터는 기상청이 제공한다. 정보력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차 이사는 차별화된 호우호우만의 서비스를 고민했고 기상청이 하지 않는 ‘맞춤형 정보’와 ‘이용자 피드백’을 앱 서비스의 주안점으로 뒀다. 또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분석하고 세분화해 서비스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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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학 B.U.S 크리에이티브 이사. /사진=김수정 기자 |
◆‘맞춤형 정보’와 ‘집단지성의 힘’
“기상청이 하지 못하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니 이용자 호응도가 높았습니다. ‘호우버튼’을 누르는 이용자들의 집단지성에 놀랐고 앱 개발자로서 보람도 느꼈죠.”
호우호우 앱에는 호우버튼(비 알림 버튼) 기능이 있어 비가 오는 지역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비가 내릴 때 호우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이용자들이 서로 버튼을 누르고 인스타그램 등 SNS에 정보를 올리면서 서로 공유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일기예보가 정확하다고 해도 이용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늦으면 소용이 없어요. 호우버튼을 사용해 해당 서버에 정보가 쌓이면 각각의 특징을 분석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죠.”
이를테면 마포구에 비가 올 때 호우버튼을 사용해 인근 서대문구나 용산구에 있는 사람들에게 비 소식을 알려준다. 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3000~5000명의 사람들이 호우버튼을 누른다. 사람들의 호응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광고 등 수익모델이 따랐고 포털사이트 다음과도 서비스 제휴를 맺는 등 지난해에만 3억원가량의 광고 매출을 달성했다.
◆일 찾는 과정 자체가 자산
“돌이켜 보면 ‘흑석동의 모든 것’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던 게 전환점이었어요. 콘텐츠의 힘과 매력에 놀란 첫 경험이자 창업의 밑그림을 그린 계기였습니다.”
차 이사는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다녀와 졸업 무렵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했던 게 지금의 호우호우가 탄생한 촉매제였다고 회상했다. ‘흑석동의 모든 것’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우들뿐만 아니라 흑석동 주민의 호응까지 얻어 기뻤다고. 그는 프로젝트를 성공하면서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하겠다는 목표를 확고히 했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찾는 꿈이 오래, 그리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이냐 취직이냐의 선택은 너무 극단적이죠.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기쁩니다.”
차 이사는 꼭 창업만이 답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회사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을 때 창업해도 늦지 않다는 것. 조직에서 사람들과 함께하고 배운 것 역시 매우 소중하고 값진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이 관심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사람 모두가 개인에겐 큰 자산이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