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이 지난 2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올해 MWC는 갤럭시S8의 불참으로 예년보다 흥미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기대 이상의 성황을 이뤘다는 평이다. 그간 삼성전자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기업들이 새로이 각광받은 것은 물론 처음 등장한 ‘넥스테크홀’(NEXTech Hall)도 흥행에 한몫했다.

KT 전시장. /사진제공=KT
KT 전시장. /사진제공=KT

◆갤S8 빠진 스마트 디바이스 승자는?

MWC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새로운 스마트 디바이스다. 특히 올해는 갤럭시S8의 불참으로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MWC 스마트폰 디바이스 부문의 승자는 LG전자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G전자의 ‘G6’는 확실히 주목받았다. 스마트폰 최초로 채택한 18대9 비율 디스플레이는 동영상 시청과 멀티태스킹을 위한 최적의 비율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특히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G6를 써보면 베젤이 넓은 폰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며 “얇은 베젤 덕분에 매우 슬림하고 컴팩트한 5.7인치 폰이어서 한손으로 잡아보면 놀라게 된다”이라고 평했다. 여기에 ‘기본에 충실한 스마트폰’, ‘혁신은 없지만 실망도 없는 스마트폰’이라는 호평도 덧붙였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3위를 기록한 중국의 화웨이도 신형모델 ‘P10’을 야심차게 선보였다. P10은 독일 카메라의 명가 라이카와 컬래버래이션을 통해 카메라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6㎜의 슬림함과 다이아몬드커팅의 깔끔한 마무리로 기존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을 상당히 개선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노키아, 블랙베리, 모토로라 등 과거의 영광을 노리는 기업들도 대거 신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노키아는 2000년대 초반 1억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노키아3310을 재출시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노키아 3310은 한달 넘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강점인 피처폰으로 2005년 단종된 후 12년만에 돌아왔다. 블랙베리와 모토로라는 각각 ‘키원’(KEYone)과 ‘모토G5’(플러스)를 선보였다.

◆넥스테크홀 점령한 드론

한편 올해 처음 개설된 신기술기업 전용관 ‘넥스테크홀’에서도 각종 기술을 선보인 기업들이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로봇, 드론, 사물인터넷(IoT) 등을 위한 이 자리는 MWC 시작 전부터 주목받았다.

참가업체들은 넥스테크홀이 인공지능(AI)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한국에서 ‘키덜트의 장난감’ 취급을 받는 드론이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현재 전세계 드론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번 MWC에서도 그 위세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 중에서도 전세계 드론시장의 70%를 차지한 중국기업 DJI가 단연 돋보였다. DJI는 그간 촬영용과 개인용 드론 시장에 집중했지만 이번에는 시설점검, 데이터 수집 등 산업부문에서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는 드론 ‘매트리스 200’(M200)을 선보였다.

사람이 직접 다가가기 어려운 곳에서 활약할 수 있는 M200은 55m 이상 공중에서 최장 38분 비행이 가능하다. 조종기로부터 7㎞떨어진 곳에서도 작업을 수행하고 2㎏에 가까운 장비를 실을 수 있다. 드론 최초로 상향 짐벌과 고화질 카메라를 활용해 정밀한 데이터 측정은 물론 공사 건설현장 매핑과 재난·재해 대처에도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중국기업 하이그레이트도 한층 진화한 개인용 드론 ‘TAKE’와 ‘ViEW’를 선보였다. 등산, 여행을 다니면서 경치를 감상하거나 셀프카메라를 촬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제품들은 조종기와 2㎞ 떨어진 곳에서 촬영한 동영상도 전송할 수 있는 점을 내세워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왼쪽부터)5G 커넥티드카 살펴보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드론 관람중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5G 커넥티드카 살펴보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드론 관람중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제공=각 사

◆로봇, AI, 커넥티드카… 눈앞으로 다가온 5G 시대

AI가 탑재된 로봇은 드론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았다.
DJI 부스 맞은 편에서 일본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와 ‘페퍼’가 관람객들을 이끌었다. IBM의 AI ‘왓슨’이 탑재된 페퍼는 실제 미국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데 사용된다.

SK텔레콤도 ▲펫봇 ▲커머스봇 ▲토이봇 ▲소셜봇 등 4종류의 로봇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중 소셜봇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각종 정보를 검색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도 주목받았다.

인텔은 독일의 BMW, 이스라엘의 모빌아이와 함께 제작한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완전한 자율주행차 플랫폼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HP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솔루션 ‘iau’를 기반으로 커넥티드카를 선보였다.

또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푸조는 삼성전자와 함께 만든 자율주행 콘셉트카 ‘인스팅트’를 공개했다. 푸조 관계자는 “인스팅트에 삼성전자의 IoT플랫폼 아틱(Artik)이 탑재돼 운전자의 개입 없이도 운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 중에는 SK텔레콤이 BWM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커넥티드카 ‘T5’를 선보였다. BMW 차량을 기반으로 설계된 T5는 5G시험망 상태에서 170km/h로 주행 중 최고 3.6Gbps 속도의 통신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