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기가스틸로 만든 자동차 프레임 /사진=박찬규 기자
포스코 기가스틸로 만든 자동차 프레임 /사진=박찬규 기자

-포스코 기가스틸, 친환경성 면에서도 알루미늄보다 유리해
포스코가 첨단 스마트카 시대에 발맞춰 자동차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가스틸’을 개발, 미래소재로써 철강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한다.

기가스틸은 기존의 철강재가 높은 강도를 추구할 때 성형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한 제품으로 단단하면서도 잘 구부러지는 특성 때문에 ‘꿈의 강철’로 평가받는다.


◆환경규제로 자동차경량화 바람… 기가스틸 ‘기’ 펼까

이처럼 우수한 물성의 철강재가 개발된 건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같은 대체소재 때문이다.

지난 70년대 오일쇼크와 몇 번의 경제위기로 촉발된 유가상승. 이후 까다로워지는 환경규제로 자동차경량화는 필수로 꼽혔고 최근엔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개발되며 무거운 철을 대신할 첨단소재에 관심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값이 비싸고 다루기가 어려운 단점은 대량생산에 걸림돌이었다.

면적과 두께가 같은 조건에서는 철강재인 ‘기가스틸’이 알루미늄보다 약 3배쯤 두껍다. 하지만 강도가 훨씬 강한 만큼 두께를 1/3 이하로 줄이면 알루미늄 소재와 동등하거나 훨씬 가벼운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포스코의 주장.


철강소재는 일반적으로 강도를 높이면 구부러지지 않아 여러 형태로 모양을 만드는 가공이 어렵다. 하지만 포스코의 기가스틸은 강도와 가공성(연신율)을 함께 높여 기존 소재의 한계를 넘어섰다.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인장강도 1기가파스칼(㎬)급의 강판이다. 십원짜리 동전만한 크기로 10톤의 하중을 버틸 수 있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기가스틸’을 활용해 알루미늄,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등 철의 영역을 넘보는 대체소재에 대응, 미래소재로써 철강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제공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제공

◆경제성, 친환경성도 우수한 ‘기가스틸’
기가스틸의 장점은 또 있다. 우선 경제성. 기가스틸(DP980)과 알루미늄(AA5182)으로 차체를 만들었을 때 소재비는 3.5배, 가공비용은 2.1배가량 차이난다. 자동차의 무게를 30% 줄인다고 가정했을 때 대당 재료비만 2배 넘게 차이나는 것. 외장재에 적용하면 2.5배로 벌어진다.

또한 알루미늄 소재는 철강 소재와 달리 기존의 용접방법으로 자동차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특수 나사(리벳)나 기계적인 결합(물림) 등의 특별한 공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접합을 위한 특수 나사 비용 등을 더하면 대당 200여만원의 비용이 추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8월 태국 CGL 준공식에서 “철강 대비 비중이 3분의 1 수준인 알루미늄이 새로운 자동차용 소재로 많이 언급되는데 철강은 알루미늄보다 가격경쟁력이 우수하며 강도가 3배나 강한 기가스틸이라면 경량화 측면에서도 월등한 성능을 낼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포스코는 1973년 현대기아차, 대우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사에 열연코일을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1990년 중반 이후 미국, 일본의 자동차회사와 장기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후 1992년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인 광양제철소의 종합준공 이후 자동차강판 기술개발에 역량을 더욱 집중했다. 현재 포스코는 글로벌 톱15 자동차사에 모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