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정부의 보복조치로 침체된 관련업종의 주가가 활기를 찾는 모양새다. 특히 국내 여행주의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증권전문가들은 여행주에 중국 리스크가 이미 반영돼 추가 타격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여행수요가 주가에 상승동력을 더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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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중국 리스크 딛고 도약
국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의 주가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즉각 반응했다. 올 초 6만2000원대였던 주가는 2월 말까지 약 두달 동안 8만5000원대로 치솟는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초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같은달 16일 7만3900원으로 주저앉았다. 올해 최고가를 찍은 지난 2월24일 8만5400원에서 무려 13.47%나 빠졌다. 한국과 중국의 정치적 갈등 이후 중국여행 수요가 주춤했던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중국의 보복조치로 고꾸라졌던 하나투어 주가가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회복되는 분위기다. 지난 6일 하나투어 주가는 지난달 16일 종가보다 12.04% 오른 8만2800원으로 뛰어오르며 중국 리스크가 건 제동을 풀었다. 상승세를 따져보면 올해 최고가인 8만5400원을 넘어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자자 사이에서도 지금이 하나투어가 본업의 진가를 발휘할 시점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증권사들이 내놓는 하나투어의 전망 역시 밝다. 중국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유럽과 남태평양 등 장거리 노선의 성장세와 동남아로 집중되는 수요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실제로 하나투어의 올 1분기 전체 송출객수는 142만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8.3% 증가했고 패키지와 티켓 송출객수도 각각 21.3%, 12.9% 늘었다.

이에 따른 실적도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나투어의 올 1분기 매출액이 1710억원, 영업이익이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4.8%, 42.3%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핵심사업의 수익성 개선 등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각각 11%, 14% 올려 잡았다.


[머니S톡] 다시 캐리어 꾸리는 여행주

하나투어가 지속하는 입지 강화도 주가 상승에 추진력을 더할 전망이다. 올 초 환율 변동과 유류할증료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내국인 해외여행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다. 패키지여행을 소재로 한 TV 예능프로그램의 흥행이 수요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오는 5월과 10월 황금연휴와 업체 간 마케팅경쟁 완화 등을 감안하면 아웃바운드여행의 이익 개선세도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하나투어가 면세점 때문에 본업의 이익 신뢰도까지 훼손됐는데 올해는 2015년 수준의 영업이익(450억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가도 면세점 낙찰 직전인 9만~10만원대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투어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9만4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하나투어 본업의 이익 증가세가 뚜렷하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10만3000원으로 높였다. BNK투자증권도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만1000원을 제시했다.


◆모두투어, 꺾이지 않는 이익 개선세

꾸준히 우상향곡선을 그리는 모두투어의 주가는 중국 리스크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올 초 2만7000원대였던 모두투어 주가는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4만원대까지 근접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3만3000원대에 잠깐 머물긴 했으나 리스크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6일 주가는 3만9650원으로 전년 같은 날 2만7950원보다 41.86%나 뛰어올랐고 장중에는 4만9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한국과 중국의 정치적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모두투어의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낸 이유는 동남아여행객 증가율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중국여행 수요는 다소 둔화됐지만 동남아여행 성장률이 63.3%를 기록하며 중국의 대체여행지로 각광받았다. 모두투어의 올 1분기 전체 송출객수는 70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22.6% 늘었고 패키지와 티켓 송출객수는 각각 17.8%, 30.3% 증가했다.

앞으로 중국 리스크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모두투어의 인바운드여행사업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모두투어인터내셔널과 비즈니스호텔사업을 운영하는 모두스테이뿐이다.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의 중국인 단체여행객은 추가적인 적자폭 확대 가능성이 낮다. 모두스테이가 운영 중인 스타즈호텔 명동점 등 도심에 위치한 1~2호점의 중국인여행객은 3~4%에 불과해 감익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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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모두투어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전망치를 12.5%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모두투어의 1분기 연결 매출액은 703억원,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8%, 79.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두투어의 자회사도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연결자회사 자유투어는 내국인 해외여행시장의 강한 성장세와 영업 정상화에 힘입어 지난 1~2월 누적 패키지 송출객수와 티켓 송출객수가 전년 동기대비 각각 77.5%, 283.3% 증가했다. 1분기 자유투어의 영업이익은 1억7000만원으로 예상돼 인수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두투어는 내국인 해외여행시장의 호황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향상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 본사 매출액과 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4.7%, 23.2% 증가할 것이고 자유투어도 가파른 송출객수 성장률을 감안할 때 올해 실적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모두투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2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하나금융투자도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4만3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기존 4만3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높이고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