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 위치한 일부 벚꽃나무에 꽃이 폈다./사진=이남의 기자.
봄의 전령사 벚꽃. 올해는 서울 여의도 윤중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 등 벚꽃 명소로 유명한 곳에서도 활짝 핀 벚꽃을 보기 어렵다.
전국 각지의 벚꽃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은 실망한 모습이다. 아이들과 손을 잡고 봄 나들이에 나선 가족, 카메라를 들고 데이트 사진을 찍으려던 연인들은 아쉬운 마음에 축제장을 빠져 나간다.
기상청은 지난 6일 벚꽃이 공식 개화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지정한 벚꽃나무 한가지에 세송이 이상의 꽃이 활짝 핀 것을 알린 것이다. 그러나 벚꽃이 만개한 모습은 축제가 끝난 일주일 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벚꽃이 보통 개화 후 일주일이 지나야 활짝 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말에도 벚꽃이 만발한 모습을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봄 꽃은 눈 속에 피는 동백을 시작으로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 등의 순서로 개화한다. 순차적으로 피는 것이 통념이었으나 최근 들어 동시다발로 꽃이 피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원인은 이상기후를 포함한 지구 온난화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꽃들이 일찍 피거나 기온이 갑자기 올라 그 조건에서 개화할 수 있는 수종이 한꺼번에 꽃 봉우리를 틔우는 것이다.
온난화는 꽃을 비롯해 곤충이나 조류의 생태계에도 연쇄적인 악영향을 준다. 나아가 우리의 삶도 움츠리게 만드는 자연재앙이다.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