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머니S DB |
◆창구 방문 고객↓… 비대면고객 잡기 혈안
증권사를 방문하는 고객의 수가 감소하면서 증권사들은 저마다 비대면 신규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2월 비대면 계좌 개설이 허용된 이후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비대면 계좌개설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말까지, IBK투자증권은 오는 6월 말까지, 유안타증권은 다음달까지 비대면 계좌개설과 관련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실시한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신규와 휴면고객의 비대면(온라인) 증권계좌 개설 시 파격적으로 2025년까지 주식거래 무료 수수료를 제공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 등 금융거래가 결국 비대면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비대면 고객을 확보해 주식거래 외 다른 부분의 수익까지 연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무료 수수료 기간↑… 중소형사에 ‘독’
최근 비대면 무료 수수료의 기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대형사들이 수수료 과열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미래에셋대우(8년), 삼성증권(3년), KB증권(5년), 한국투자증권(5년) 등 대형사들은 비슷한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중소형사도 케이프투자증권(10년), KTB투자증권(10년) 등이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떨어지겠지만 어쩔 수 없다”며 “우선 수수료서비스를 통한 고객 확보에 주력한 후 장기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무료 수수료 경쟁이 과당경쟁으로 치달아 제살 깎아 먹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증권사의 수익 중 하나인 브로커리지를 포기하고 진행하는 것이어서 다른 상품의 실적이 저조하면 결국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의 리스크가 더 크다. 중소형사는 브로커리지가 전체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좌를 개설한 사람들이 주식거래 외의 다른 서비스도 사용해 수익이 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다른 서비스의 수익원을 고객이 이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적자가 확대돼 증권사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뺏고 뺏기는 ‘파이나누기’
미래에셋발 비대면 수수료 경쟁 촉발로 다른 경쟁사들도 한시적으로 최대 5년간 무료 수수료 혜택 카드를 내놓았다. 대형사의 수수료 맞불에 중소형사까지 동참하면서 비대면 수수료 경쟁이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또한 이달까지로 예정된 미래에셋대우의 무료 수수료 이벤트가 기간 연장을 검토 중이란 소식에 다른 증권사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기존에도 미래에셋대우의 무료 수수료 혜택이 대형사 중 최장기간이라 부담스럽다는 분위기였는데 이벤트 기간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증권사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고객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어필하고 유지하면 우리 입장에서도 수수료 무료 이벤트 연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파이 나누기라는 걸 알지만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너도나도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