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SPC(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더블스타와 오는 20일쯤 매각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경제계를 비롯한 지역사회에서는 ‘일방통행식’ 매각 작업을 즉각 중단하고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을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서둘러 추진하다 득보단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를 현 정부에서 성급하게 매듭지려하는 것은 차기 정부에서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밀어부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2일 컨소시엄 허용과 매매조건 확정에 대해 17일까지 통보해달라는 최종 공문을 산업은행측에 발송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날까지 산업은행의 회신이 없을 경우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금호타어어의 경영권은 사실상 중국 타이어 기업인 더블스타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그동안 금호아시아나측에 힘을 실어온 지역 경제계를 비롯한 지역사회는 공정한 룰 적용 등과 산업은행의 일방통행식 매각 작업 중단을 촉구해왔다.

최근에는 금호타이어 노조도 고용보장 담보없는 매각 중단을 요구하며 정치권과 함께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상경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금호타이어의 중국업체 매각이 절차 상 많은 문제를 갖고 있고,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가 주장하는 산업은행의 불공정 룰과 쟁점을 정리해봤다.

▲매각 절차 상 문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우선매수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산업은행은 주주협의회에 부의나 논의조차 하지 않다가, 빗발치는 여론의 뭇매에 못이겨 조건부 컨소시엄 허용을 박삼구 회장측에 역제안했다.

이에 박 회장측은 선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금호아시아나는 그동안 산업은행은 우선매수권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형평상 문제

금호아시아나는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더블스타가 6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추진한 반면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사장은 113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고 담보제공의무가 없음에도 보유중인 금호홀딩스 지분 전부를 금호타이어를 위한 신규자금에 담보로 제공하는 등의 경영정상화에 기여했음에도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며 부당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우선매수권 약정서에 ‘제 3자 양도 등의 제한’이 포함된 배경

박삼구 회장 등이 금호타이어를 경영하지 않으면서 우선매수권만을 제3자에게 전부 양도하거나 우선매수권 행사 이후 1년 이내에 제3자에게 프리미엄을 받고 경영권을 포함한 지배지분을 양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규정된 사항일 뿐이다는 입장이다.

이 조건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박삼구 회장과 채권단의 노력으로 축적된 부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제 3자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지 장치인 것이다. 이에 따라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사장이 금호타이어에 대한 경영과 지배주주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한다면, 제3자와의 컨소시엄을 구성한 우선매수권 행사는 당연히 가능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통해 인수를 추진하고자 하는 이유

금호아시아나는 FI(재무적투자자)의 자금만을 통한 금호타이어 인수는 장기적으로 회사 및 그룹의 재무적인 부담과 이로 인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소지가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SI(전략적 투자자)가 포함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가 필수적이다는 입장이다.

▲득보다 실?

금호타이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더블스타의 자금과 운영능력에 의문점도 제기된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790억원인 더블스타가 1조원 가량의 인수금액을 써낸 것이 무리였다는 평가다.

실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에 투자하는 대금은 1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인수자금 대부분이 차입금으로 앞으로 상환과 이자지급 등을 위해 금호타이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가 넘어가면 발전보다는 기술유출의 우려가 더 크다는 지적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우려는 노조나 경제단체 모두 이구동성이다.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2년 연속 실적부진과 1조4000억원 이상의 채무상환 부담을 안고 있는 경영상황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 고용보장에 대한 현실적 방안없이 자본력, 기술력, 글로벌 경영능력이 낮은 중국업체에 매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산업은행이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 매각시 전 구성원의 고용보장이 구체적으로 담보되지 않는 매각은 인정할 수가 없다”면서 “산업은행이 계속 매각을 추진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경제계도 또다시 금호타이어 중국업체 매각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지역의 한 경제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은 가뜩이나 열악한 광주·전남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고 피해 또한 우려된다”며 “채권단과 금호타이어의 주식매매계악을 체결한 더블스타는 기업규모 등을 고려할 때 금호타이어를 발전시킬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돼 상하이차에 매각돼 먹튀논란이 일었던 쌍용차 사태가 재연될 우려가 있고 고용보장에 대한 입장도 매우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더블스타와의 계약파기로 인한 대외신인도 하락의 위험도 없지 않지만 어려운 경제여건을 생각하면 노동자와 협력업체뿐 아니라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을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에서 금호타이어 매각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