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넘었다. 2011년 5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추이를 봤을 때 지수 2200선 돌파가 당연하다고 본다. 특히 대형주의 강세에 힘입은 IT업종의 질주가 눈에 띈다.

IT업종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외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또 지수가 오르면서 증권업종의 상승세 역시 뚜렷했다. 황소장세에서 나타나는 거래량과 거래대금 증가수혜가 전망돼서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이들 업종이 코스피를 지탱할 수 있을까. 박스권을 뚫고 나간 코스피를 이끌 업종과 종목을 소개한다.

◆IT 대형주가 이끈 코스피

코스피의 2200선 돌파 주역은 대형주다. 대장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강세가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 214만원을 기록하며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또한 298조8710억원까지 불어나며 전체 코스피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했고 코스닥시장보다 100조원가량 더 커졌다. 삼성전자의 강세는 올 1분기 실적이 지난해에 이어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7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50조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013년 3분기 10조1600억원 이후 최대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19.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부문이 전통적 비수기를 뚫고 초호황을 보이면서 이 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측면에서는 증권가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인 9조4000억원을 넘어선 점이 ‘어닝 서프라이즈’로 인식됐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경기 이천공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경기 이천공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반도체업계의 쌍두마차 SK하이닉스도 사업부 분할소식을 실적 호재가 받쳐주며 주가를 이끌었다. 지난달 26일 기준 SK하이닉스는 종가 기준 5만3700원을 기록하며 전고점인 5만4900원의 턱밑까지 따라갔다. 이날 강세는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사업부의 분사를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소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6조2895억원, 영업이익 2조4676억원, 순이익 1조89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17%, 61% 증가했다.
이들의 수급 주포는 외국인이다. 삼성전자가 200만원선에서 잠시 조정받던 때 외국인은 지난달 21일부터 4거래일간 31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8일 주가가 5만원선에서 움직일 때부터 외국인이 7거래일 연속 25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프랑스 대선 결과가 나오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든 점이 외국인의 매수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가 불을 뿜으면서 증권업종의 강세도 탄력을 받았다. 통상 시장이 호황이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난다. 거래대금의 증가는 증권사의 주 수입원인 주식거래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때문에 실적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지난달 26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증권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80포인트(2.42%) 상승한 1899.4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1919.3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종목별로는 KTB투자증권이 5.44% 상승하며 큰 강세를 보였고 유진투자증권(4.3%), NH투자증권(3.85%), 교보증권(2.81%), 메리츠종금증권(2.75%)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증권업의 강세 역시 외국인 순매수가 주효했다.

◆IT 강세 지속… 내수주 ‘급부상’

이처럼 외국인은 실적모멘텀이 있는 종목과 IT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의 IT 사랑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IT하드웨어와 IT가전업종을 중심으로 계속 투자할 것으로 본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외국인의 경기순환 관련업종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않는 반면 IT업종의 순매수는 지속세를 보인다”며 “외국인은 IT 매수를 이어가는 한편 화장품, 의류, 소프트웨어, 은행, 필수소비재 등 내수주의 매수강도도 높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내수주는 소비자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점차 호전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CCSI(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 96.1 대비 무려 4.5포인트 상승한 101.2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장기평균 기준값인 100을 넘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고 100 미만이면 위축됨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의 호전은 19대 대선을 앞두고 새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교육·의료·교통·통신 등 필수소비재 관련 항목의 소비지출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의류·외식·여행·오락·문화 등은 회복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심리가 살아날수록 경기소비재 섹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 세분화하면 증권가의 추정이익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종목 가운데 최근 주가수익률이 부진한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본격적인 실적시즌을 맞아 투자자의 이목이 이익대비 주가가 낮은 종목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주가상승을 경험하지 못한 종목으로는 한미약품, 포스코대우, 원익IPS, 롯데정밀화학, 휴켐스, 한일시멘트, 동아에스티 등이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